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 95

다다자매의 졸업과 수료

다은이의 유치원 졸업

다은이가 유치원에서 2년의 과정을 마치고 졸업했다. 코로나196세 초반에도 한동안 유치원에 가지 못했는데 7세 후반에도 가지 못한 날이 많았다. 졸업식 날도 마찬가지였다. 친구들과 마지막 눈맞춤을 하고 서로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넬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은이는 친구들이 모두 떠난 빈 유치원의 입구에서 사진만 덜렁 찍었다.

담임선생님과 원장선생님이 떠나는 다은이에게 덕담을 하고 졸업장과 상장, 선물을 안겨주셨다. 끝내 마스크는 벗지 못하고 반쯤 가려진 얼굴로 웃고 악수하고 포옹해야 했다. 다은이 혼자서, 동생과, 엄마와, 아빠와, 선생님과 여러 번 사진을 찍었다. 시간이 흐르면 사진을 보면서 그날과 연관된 기억을 하나둘 새록새록 떠올릴 것이다.

다다자매의 졸업과 수료
다다자매의 졸업과 수료

유치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해주지 않는 다은이는 오늘 어땠냐는 물음에 대부분 일정한 단답형 대답만 했다. ‘재밌었어라는 단 네 글자로. 아이의 쿨한 반응에 엄마의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짧은 대답만큼이나 다은이는 큰 고민 없이 즐거워 보였다.

남들 다니는 학원 하나 다니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놀이터에서 노는 것으로 에너지를 해소하던 다은이, 그런 다은이가 드디어 8세가 되어 유치원을 졸업했다. 순조롭게 적응하고 즐겁게 지내다 무사히 졸업한 다은이의 앞날에 축복을!

다다자매의 졸업과 수료
다다자매의 졸업과 수료

다연이의 어린이집 수료

다연이도 약 2년의 과정을 거친 후 어린이집을 수료했다. 다은이 2, 다연이 2, OO어린이집과의 인연이 자그마치 4년이다. 교실은 좁지만 숲어린이집이라 좋았고 몇 걸음 떼지 않으면 당도하는 가까운 위치가 마음에 들었다.

다은이는 첫째라 어린이집에 보내고서도 모든 게 걱정이었는데 다연이는 별로 걱정이 되지 않았다. 적응할 때가 좀 힘들었지만 집에서 행동하는 걸 보면 뭐든 잘할 것 같았다. 그러나 어린이집에서 낯을 많이 가린다고 했다. 옆 반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우리 다연이 목소리는 언제쯤 들어보나?” 한시도 쉬지 않고 재잘거리는 다연이가 어린이집에서는 말수가 없는 아이라니 마음이 저릿했다.

설연휴가 끝난 2월에는 등원을 거의 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마지막을 함께 하고 싶다고 등원을 부탁하셨는데 다연이는 수료식 날조차 가기 싫어서 몸을 배배 꼬았다. 졸업한 언니가 집에 있으니 발길이 더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오랜만이면서 마지막인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다연이의 걸음은 천근만근이었다.

짧은 수료 행사 후 집에 돌아온 다연이에게 아쉬움이란 없었다. 애초에 이런 무던함이 엄마의 걱정을 덜어준 건지도 모른다. 어린이집에서 받아온 것들을 가방에서 하나씩 꺼내며 작은 아쉬움과 미련까지 홀가분하게 털어내던 다연이. 이로써 어린이집은 안녕!

어린이집과 유치원 가방을 의류 수거함에 넣었다. 사용하지도 않을 가방이건만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아이들에게 가방을 깨끗이 세척한 후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에게 선물로 줄 거라고 말했다. 정말 그런 과정을 거칠지, 수거업체에서 폐기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내 말에 금방 수긍했다.

희망찬 앞날이 펼쳐진 우리 아이들처럼 수거함 속 가방도 새로운 생명을 얻어 멋진 주인을 만나는 상상을 한다. 두려움이나 실망보다는 긍정과 희망, 설렘이 가득한 세계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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