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운영 개소 예정...세종충남가톨릭사회복지회 운영

15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푸드마켓 운영자 선정 심사위원회 모습
15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푸드마켓 운영자 선정 심사위원회 모습

 

# 40대에 아이 넷을 홀로 키우는 김명숙씨(가명 41)는 한부모(모자가정)이다. 남편과 이혼을 하고 오롯이 아이들은 엄마의 몫이 되었다. 중학생인 큰아이부터 이제 기저귀를 땐 막내까지, 4남매의 양육으로 하루 일과가 다 간다. 그러다보니 경제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형편이다. 수급비와 양육지원비로 어렵게 생활을 하는 그녀는 사회적 편견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극복하려 해도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렵다.

 

# 다은이 나이 6. 돌도 지나기 전 걸음마를 막 시작할 무렵 엄마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애써 엄마의 기억을 찾으려고 한다면 엄마의 젖 냄새일까. 엄마가 집을 나가고 나서 다은이에게 생긴 버릇이 있다. 우유를 먹을 때나 잠이 들 때면 그 조그만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돌돌만다. 엄마가 없는 빈 공간이 허전해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 다은이의 손짓. 다은이에게 엄마의 기억은 어떤 것일까?

 

# 허름한 냉장고 문을 열었다. 텅빈 공간에 먹다 남은 김치가 눈에 띈다. 언제적 것인지 몰라도 말라버린 양파 한 개가 있다. 묵은 때가 곳곳에 끼어 있다. 독거 할머니 집 냉장고다.

나이가 들면 짠맛에 길들여져서...” 말끝을 흐리는 할머니는 애써 밥상을 덮으려 한다. 물에 말은 밥 한 그릇에 새우젓 하나만 놓인 밥상. 홀로 사시는 92세 할머니는 그렇게 하루에 한 끼를 떼운다. 슬며시 내민 빵과 라면봉지에 눈물을 글썽이는 할머니. 내 손을 꼭 잡고 마침내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아낸다. - K 독거노인생활지원사 일기 중에서

 

나이, 성별, 경제·사회적 여건과 관계없이 시민 누구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섭취할 수 있어야 한다먹거리 기본권이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고민을 많이 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먹거리 지원은 일회성이 아닌 정기적이며 지속적일 것, 취약계층 누구나 원하는 물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을 것, 서산시 나눔냉장고와 함께 연계되어 읍면동 전 지역 취약계층이 대상이 될 것, 시민의 자발적 나눔문화와 함께 하는 서산시 대표 복지시스템이 될 것. 맹 시장은 수 차례 먹거리 나눔 현장을 찾는 등 해법을 찾았다.

그 결과 서산시에 드디어 식품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원하는 식품과 생필품 등을 선택해 가져갈 수 있는 상설 무료마켓이 생긴다. 시는 지난 15일 시청 상황실에서 서산시 푸드마켓 운영자 선정 심사위원회를 열고 푸드마켓 운영자로 사회복지법인 세종충남가톨릭사회복지회를 선정했다.

‘(가칭)행복나눔 푸드마켓은 말 그대로 일반 마트와 똑같다. 생필품부터 각종 식품, 양념류, 심지어 떡이나 빵 등 간식류까지 품목도 다양하다. 푸드마켓을 방문하는 이용자들은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듯이 원하는 물품을 고른다. , 그 모든 것이 무료다.

덧붙혀 지역 나눔문화도 활기를 뛸 전망이다.

남들도 같은 마음이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최소한 굶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생각해요. 굶는 아이들이 있으면 어떡하나, 왜 풍요의 시대에 굶을까, 푸드마켓이 생기면 저도 집에서 선물 받은 것들, 라면, 옷가지들, 샴푸 등 최소한의 것이라도 마켓에 기부할 생각이에요.”

푸드마켓 설립 소식을 접한 한 주부의 이야기다.

나눔이란 마음에서 우러나 누군가를 위해 베푸는 마음으로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이에게 건네는 일이다.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의 기부물품을 전달하고 싶어도 어디에 해야 할지, 기부하는 물품이 너무 약소하지 않을지...선뜻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푸드마켓 대상지 선정 및 푸드마켓 개소·운영 등의 역할을 맡은 사회복지법인 세종충남가톨릭사회복지회는 천주교 대전교구에서 2008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으로 천안 및 대전 푸드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푸드마켓은 3월 개소 예정이며, 월 예상 이용인원은 350명으로 서산시는 푸드마켓 운영 지원을 통해 개소 후 이용 인원 및 나눔물품 확대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부 또는 이용 관련 문의는 서산시 사회복지과(041-660-3200, 3392)로 하면 되고, 기부물품은 각종 식재료 및 생활용품 등이다.

맹정호 시장은 “3월 본격적인 푸드마켓 운영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차질 없이 추진해 생필품 나눔을 넘어 시민 간의 정을 나누는 공간이 되도록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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