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굴에 여우들이 살던 울음산을 아시나요”

여우가 살았다던 울음산 굴
여우가 살았다던 울음산 굴
여우가 살았다던 울음산 굴
여우가 살았다던 울음산 굴

서산시 읍내동 시내 한 가운데 아주 작은 동산이 있다. 산이라고 하기보단 언덕 정도의 크기다. 울음산은 옛날에 산 아래 향교가 있었기 때문에 명륜산이라고도 불리다가 명림산으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다.

이 언덕을 옛 서산사람들은 울음산이라 불렀다. 옥녀봉에서 내려오는 계곡의 맑은 물가에서 여인들의 빨래방망이 소리가 울창한 숲에서 메아리져 울음소리와 같아 울음산이라 불렸다고 한다. 계단을 올라 산 정상에 오르니 평지에 자리한 서산 시내여서 그런지 시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지금은 이미 잊혀진 서산팔경. 1927년경에 지정된 서산팔경에는 부춘초적(富春樵笛·부춘산 나무꾼의 피리소리)을 비롯해 명림표향(明林漂響·명림산 골짜기의 빨래소리) 도비낙하(島飛落霞·도비산의 저녁노을) 상령제월(像嶺霽月·상왕산의 비 갠 달) 선암모종(禪庵暮鍾·삼선암 현 서광사의 저녁 종소리) 연당세우(蓮塘細雨·연당 현 분수대에 내리는 보슬비) 덕포귀범(德浦歸帆·덕지천 포구에 돌아오는 배) 양유소연(楊柳銷烟·양유정에 자욱한 물안개) 등이 서산의 팔경으로 전해 내려온다.

팔경중 울음산과 관련하여 명림표향(明林漂響·명림산 골짜기의 빨래소리)과 양유소연(楊柳銷烟·양유정에 자욱한 물안개) 등 두 개나 들어 있을 정도로 울음산은 옛 서산의 아름다움을 대표했다.

울음산 아래 기암괴석에는 동물이 살았음 직한 굴이 있다. 바위굴에는 여우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울음산에서 흘러 내린 개울은 서산시 읍내동 양유정을 돌아 흐른다. 지금도 양유정에 들어서면 수백 년은 된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여러 그루 줄지어 서 오가는 이를 굽어본다. 숲이라고 할 만큼 많은 그루도 아닌데 수백 년의 세월동안 무수하게 뻗어 올린 나뭇가지들은 하늘을 덮고,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다.

양유정은 본디 버드나무가 우거진 정자가 있는 곳이었다. 양류정이라는 정자의 이름도 버드나무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지금의 양유정에는 정작 득세를 하고 있는 것은 느티나무들이다.

복개 전인 60~70년대까지만 해도 인근 부춘산 옥녀봉과 명림산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개천으로 흘러들어 천렵과 멱 감는 일이 흔했고, 개천을 사이에 두고 아름드리나무들이 많이 늘어서 있어 숲은 절경을 자랑했다. 또 명림천은 천수만으로 이어진 양대리 바다하고도 이어져서 고기들이 아주 많았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잊혀진 서산팔경중 3경인 명림표향(明林漂響·명림산 골짜기의 빨래소리)의 아름다움이 누에 선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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