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춘 한국문인협회 감사
박영춘 한국문인협회 감사

팬데믹이 오기 전, 코로나19가 찾아오기 전, 우리는 그리움이라는 걸 이렇게 애절하게 느껴보지 못했지 않은가 싶다. 밖에 나가려면 입과 코를 틀어막고, 사람을 피해, 아니 코로나19를 피해, 조심조심 눈빛만 흘려보고 돌아와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리움을 나누어 정을 따스하게 덥히기는 말도 못하고, 껴안아보기는 더더욱 못하고, 그리움을 더 무겁게 들쳐 안고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만 하는 생활이 일상이 돼 버렸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애타게 그리워해봤나? 그립다. 보고 싶다. 안아보고 싶다. 이야기하고 싶다. 함께 맛있는 음식 먹고 싶다. 가고 싶다. 구경하고 싶다. 바람 쏘이고 싶다. 자연을 휘젓고 다니고 싶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집안에 갇혀 살아보았나? 삶과 삶. 코로나19의 삶과 인간의 삶. 삶은 공평해야 하거늘. 너는 죽고 나만 살라는 법, 나는 죽고 너만 살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맞다. 함께 더불어 살아야한다. 자연은 함께 더불어 삶이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공존공생이다. 우리는 공존공생의 길을 함께 찾아야 하리라. 아니 겪어야 하리라. 만들어야 하리라.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변해야 하리라. 강해져야 하리라. 힘을 길러야 하리라. 그래야 자연에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서로 주고받으며, 서로 사랑하며, 서로 함께 공존공생 하는 길을 개척해야 하리라. 코로나19 때문에 잃은 것도 많다. 반면에 얻은 것도 없지 않아 있다는 생각이다. 좀 더 강해지고, 좀 더 빛나고, 좀 더 향기로워졌다 할 수도 있다. 발전한 점도 없지 않아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너무 밉게만,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말자. 밉게만, 나쁘게만 보면 불수록 우리는 더 나약해질 수도 있다는 철학적 견해이다. 코로나19 덕에 더 깨끗해지고, 더 맑아지고, 더 단단해진 점도 없지 않아 있다는 반론이다. 더 높아진 하늘, 더 푸르러진 들녘, 더 그립고 더 정겹게 느껴지는 사람들의 체온이다. 그리고 더 어디든 가고 싶어지는 여행의 꿈이다. 그리고 더욱더 그리워지는 평화와 자유, 이 모든 것이 다 구비 될 수는 없으나, 우리는 차근차근 적응하며, 이겨내며, 견뎌내며 살아야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코로나19가 날로 변하고, 날로 강해지니, 남북통일의 염원 또한 더욱 불탄다. 아직도 만나지 못한 헤어진 피붙이들이 많다는 통계이다. 잃어버린 가족들이 그립다. 두고 온 고향이 그립다. 동포가 그립다. 겨레가 그립다. 코로나19가 우리를 못살게 굴수록, 동포여! 겨레여! 우리 더 튼튼히 만남의 초원,. 평화와 자유의 꽃밭을 가꾸자. 그리하여 우리 다함께 정 나누며, 배고프지 않게, 춥지 않게, 따뜻하게, 평화롭게, 자유롭게, 향기롭게 살자. 언제 우리가 헤어져 살았는가. 언제 우리가 싸우며 살았는가. 아무렇지 않게 시침이 떼, 집어던지고 살자. 코로나19가 평화와 자유의 그날을 재촉하며, 통일의 그날을, 영광의 그날을 보채며, 함께 살자 아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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