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의 먹거리 보장, ‘농식품바우처’ 제도 서둘러야

【충남도 기획취재】코로나19, 취약계층 먹거리 위기 현장을 가다

독거노인 공동생활홈 전경, 독거어르신들의 유일한 생활공동공간이다.
독거노인 공동생활홈 전경, 독거어르신들의 유일한 생활공동공간이다.

먹거리 위기 '풍요 속의 빈곤'

취약계층 영양부족 매우 심각한 수준

쌀이 없으면 빵을 먹으면 되지라는 우스갯 소리가 나온다.

굶어 죽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라는 반문과 함께 사회 양극화로 인한 취약계층의 먹거리 위기에 대한 무지의 소치 탓이지만 분명 1960년대 보릿고개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먹거리의 절대량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제는 굶고 있거나 배고픔을 느끼는 이들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없다라고 답하는 이는 별로 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한편에선 매해 전 세계 음식의 30%13억 톤이 낭비되고 있지만 지금도 약 10억 명의 인구가 굶주림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먹거리가 넘쳐나고 소위 먹방과 관련한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편에선 저소득층, 취약계층이 확대되고, 영양 섭취 수준이 권장섭취량에 미치지 못하는 식생활 취약계층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드 코로나로 다시 문을 연 독거노인 공동생활홈 어르신들 학습 모습
위드 코로나로 다시 문을 연 독거노인 공동생활홈 어르신들 학습 모습

서산시대옹달샘봉사단, 취약계층 먹거리 실태 조사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

서산시대에서는 지난 3년간 먹거리지원을 한 취약계층 대상자들에게 내년부터 어떤 품목을 지원 받고 싶은지 인터뷰 조사를 실시했다. 대상자는 옹달샘봉사단에서 한 달에 2~3번 방문하는 대상자들로 대부분 독거어르신, 다문화 가정, 조손가정, 다자녀 취약계층 등이다.

우선 독거어르신 생활공동체를 찾았다.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시설이용이 안되면서 도움의 손길이 끊기다시피 해서 이런저런 시설이 고장 투성이다.

“TV 보는 것이 소일꺼린데 여름부터 TV가 안 나와. 목욕탕 수도꼭지는 막히고 샤워기로만 물이 나와~. 가스 불도 안 들어오고...요즘 코로난지 뭔지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아무도 안 와.” 생활공동체 할머니 말씀이다.

우선 TV부터 손을 봤다. 뚝닥뚝닥... TV도 나오고, 수도꼭지도 고쳐 물이 나오게 하고, 화장실 변기 뚜껑도 나사를 조여 잘못하면 낙상 사고가 날 위험을 제거했다. 마지막 가스불 세 구멍에 불이 다 들어오게 하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할머니가 주저 앉은 채로 기자의 두 손을 꼭 잡고 고맙다는 말씀을 연신 하신다.

이 모든 것들이 잠깐 손만 보면 될 이지만 코로나19로 도움의 발걸음이 많이 뜸했나 보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마음이 짠하다. 코로나로 음식을 만들 수 없으니 식자재 공급이 없다. 유통기한이 다 되어 가는 애궂은 요쿠르트만 쌓여 있다. 이렇듯 코로나19는 독거어르신 생활공동체마저 강타했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이어 옹달샘봉사단은 지난 3년 케어하고 있는 각 대상자의 의견도 취합했다.

우선 취약계층이 가장 선호하는 쌀을 제외하고는 신선식품과 단백질 부족이 현실로 나타났다. 쌀은 가난에 대한 보상심리가 큰 품목으로 쌀독에 쌀이 있으면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지난날의 기억이 보상심리로 작용하는 품목이다. 그래서 쌀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지원해 온 품목중 우유, 과일, 어패류, 육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여기에 야채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 신선식품 섭취가 부족한 것이 사실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공동생활시설 이용자에게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무엇보다 TV에서 그동안 보지도 먹어보지도 못한 먹거리에 호기심은 많으나 직접 그것을 구매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독거노인 공동생활시설 어르신들의 대부분이 부식비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2019년 현재, 충남도의 독거노인 공동생활홈은 전체 172개소이고, 시설형태로는 경로당 116개소, 마을회관(노인회관) 13개소, 단독주택(시설) 43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충남도의 공동생활홈 시설형태는 대다수가 경로당과 공동생활홈을 통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시군별 재정부담 현황을 살펴보면, 논산시의 경우 가장 많은 공동생활홈을 운영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시군 자체재정으로 전체 공동생활홈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는 경우이며, 그 이외의 시군은 공동생활홈에 따라 도비 지원을 받아 운영하거나 시군 자체지원, 도비 및 시군비를 매칭하여 운영하고 있다.

독거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도시락. 도시락 나눔에 만족도가 높다.
독거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도시락. 도시락 나눔에 만족도가 높다.
독거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도시락. 도시락 나눔에 만족도가 높다.
독거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도시락. 도시락 나눔에 만족도가 높다.

취약계층의 먹거리 지원 방식은?

푸드마켓, 나눔냉장고 연계 시스템 필요

푸드뱅크 사업은 미국의 Second Harvest에서 비롯됐다. 말 그대로 제2의 수확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 내 잉여 농산물이나 낭비되는 음식물들을 수거하여 가난한 사람이나 열악한 복지 시설에 무료로 배포하는 자원 운동을 말한다.

우리나라 푸드뱅크는 IMF 시기에 탄생했다. 당시의 우리나라는 IMF 사태라는 초유의 국가 경제 위기 상황을 맞으면서 대량의 실직자가 발생하여 거리에는 노숙자가,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결식 아동이 넘쳐났다. 이들에 대한 급식 문제 해결이 사회 복지적 측면에서 푸드뱅크로 시작됐다.

최근에는 푸드뱅크와 함께 푸드마켓 설립이 새로운 먹거리 지원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충남 15개 지자체중 천안시, 논산시, 보령시, 홍성군, 예산군, 서천군 등 6개 지자체에 푸드마켓이 푸드뱅크와 병행 운영되고 있다. 서산시의 경우는 2022년 신규사업으로 추진한다.

푸드마켓이란 식품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이 직접 매장에 방문해 원하는 식품을 선택하는 이용자 중심의 상설 무료마켓이다. 푸드마켓은 말 그대로 마트와 똑 같다. 생필품부터 각종 식품, 양념류, 심지어 떡이나 빵 등 간식류까지 품목도 유사하다. 푸트마켓을 방문하는 이용자들은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듯이 필요한 물품을 고른다. , 그 모든 것이 무료다.

푸드마켓이 설립된다면 각 읍면동에 설치되어 있는 나눔냉장고를 위한 물류센터 기능도 기대된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먹거리 복지 정책개선 방향은?

현물지원 형태 농식품바우처제도 바람직하다

농식품바우처 사업은 취약계층의 식생활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고 국내 농식품 산업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농림식품부 시범사업이다.

2020년에 4개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2021년에는 9개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취약계층의 먹거리를 보장하기 위해 연간 2조 원에 달하는 식품지원제도를 직간접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지원의 약 80%를 생계급여 형태의 현금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먹거리의 기초생활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원한 것이 다른 생계비로 지출하고 먹거리 보충을 하지 못해 지원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이들의 식생활을 양적·질적으로 개선하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저생계비지원의 현금지원보다 농식품바우처현물지원이 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높다.

또 시범사업을 통한 농식품바우처 지원의 기대효과를 보면 소비의 불평등 개선효과를 비롯해 취약계층 의료비용 절감, 식품소비 지출액 증가로 인한 소비개선 등 실질적인 효과는 물론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관심 증대와 농축산물 수요 확대효과 등 2차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옹달샘봉사단의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활동. 조사결과 취약계층 가장 선호 품목은 ‘신선식품과 단백질’로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바우처 지원 실증연구를 통해 특정 식품류만 구입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전자카드 형태의 지원방식을 춘천과 완주 약 1600여 가구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실증·적용한 바 있다.

다만 농식품 바우처를 전액 사용하지 못한 이유를 살펴보면 마트까지의 접근성, 바우처 대상품목의 한계 등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따라서 농식품 바우처의 활용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바우처 사용처와 접근성 제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우처를 취급하는 가맹 식료품점을 확대하고 수혜자 특성을 고려해 인터넷 주문과 배달서비스 등 전달 방식도 다양화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식생활교육이나 지역푸드플랜과도 연계해야 한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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