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월드(직업체험관)’를 만들어 방황하는 청년에게 날개를 달아달라

헤어 디자이너 김현동(시우)씨(리안헤어 근무)
헤어 디자이너 김현동(시우)씨(리안헤어 근무)

본지에서는 지역 청년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주소와 미래를 청년이 말한다는 기획특집으로 점검하고자 한다.

정치권을 들여다봐도 청년 문제에 대한 공감 능력이나 의지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청년들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청년들은 청년 백수, 청년 주거 빈곤, 청년채무자등의 꼬리표가 징표처럼 따라다닌다며 할 말이 많단다.

지난 8일 서산시 리안헤어 중앙점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김현동씨(예명 시우)우물 안 개구리가 싫어 고향을 떠나 서울, 대전으로 갔지만 결국 연어가 고향을 찾아 거슬러 올라온 것처럼 다시 서산으로 돌아왔다내가 태어나고 성장했지만 미용인이 되기위해 꿈을 키우기에는 너무 열악하다고 운을 뗐다.

중학교 때부터 미용에 관심이 많았지만, 주위에는 미용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 들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상당히 아쉬웠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미래준비 터전이 바로 군대

미래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곳

저는 스무 살 때부터 헤어 디자이너를 했고 군입대를 하면서 사회의 직업을 이어받아 이발병을 했어요. 제가 있던 부대의 80%가 저를 다 부러워했죠. ‘니 길이 정해져 있어 정말 부럽다는 소리를 진짜 많이 들었어요.

군대도 헤어 디자이너가 된 상태에서 들어갔으니 저는 미래에 대한 막막함은 일단 없었어요. 이발병을 하다 보니 지금이라도 당장 전역해서 (미용)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가장 좋아했던 일이었고 비전도 좋잖아요. 무엇보다 적성에도 맞아 자부심이 대단했죠.

요즘 군대는 자기 길을 찾고자 입대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이 들어가는 곳이에요.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 문이 너무 좁으니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잖아요. 군대 속에서 또래들과 서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또 그 속에서 프로그램을 접하고, 진로를 탐색하고, 자격증을 따기도 하고. 이래저래 사회에 나올 발판을 마련하기도 하는 곳이 군대 같아요.

헤어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김현동(시우)씨
헤어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김현동(시우)씨

환상만 주면 쉽게 포기할 수 있다

조언을 구할 때는 반드시 힘든 부분도 얘기해줘야!

어렴풋이 미용인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중학교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날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포기했었죠. 그리고 고3 때 본격적으로 미용을 공부했어요.

저는 사실 꾸미는 것을 상당히 좋아했어요. 무엇보다 친구들 염색도 해주고 스타일링을 해 주었을 때 친구들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더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어요.

특히 소질이 있다. 너 이 길로 가도 되겠다는 조언들이 미용인의 길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던 것 같아요. 3 때는 친구들이 확실한 직업을 위해 노력하는 저에게 상담을 해올 때도 많았다니까요.

친구들은 고등학교 졸업하면 뭐 할까?”라고 제게 묻는 거예요. 저는 그때마다 니가 정말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를 잘 살펴보고 소질과 재능이 있으면 그 길을 가라고 조언해 줬어요. 그렇다고 그 길을 갈 때 누군가는 환상만 주면 안 되잖아요. 저는 힘든 일에 부딪혀도 좌절하지 말고 꿋꿋하게 가면 성공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아요.

기억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울면서 상담을 했어요. 자기는 어렸을 때부터 소방관도 되고 싶었고, 전기 기술자도 되고 싶었는데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쳐 버렸다고요. 혼자서 준비하기는 너무 어려웠던 거죠. 저는 충분히 이해돼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헤어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김현동(시우)씨
헤어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김현동(시우)씨

잡월드를 만들어 방황하는 청년에게 날개를 달아달라

학창시절 헤어 디자이너를 꿈꿨지만, 도대체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어딜 어떻게 가서 일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어요. 제가 막 헤매고 있을 때 잡월드라는 곳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죠. 수도권이었는데 그곳에 가서 모델과 헤어 디자이너를 골라 체험을 했어요. 물론 안 간 그것보다야 낫지만 그렇다고 상상했던 것보다는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우리 서산에서도 모든 시민이 체험할 수 있는 잡월드를 만들자는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방황하는 102030대 등을 넘어 경력단절 여성과 실직자 등 정말 많은 분이 필요로 하는 곳이 바로 잡월드가 될 것입니다.

그곳에서는 실무적으로 접근해서 가르쳐드리는 일을 하는 거죠. 헤어디자인은 어떤 일을 하고,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인턴 과정은 어떻게 되고 등 이 모든 것은 체험형식으로 하되 지정된 장소에서 수업처럼 하는 방식이에요. 이날은 미용, 다른 날은 전기기술, 또 어떤 날은 공무원 등 이런 식으로요.

상담도 해 주고, 체험도 해보고요.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멘토처럼 디테일하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니 너무 좋지 않겠어요.

지금 잡월드에서 운영하는 방식은 장점만 보여주는 식이거든요.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좋은 것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부분도 많잖아요. 그러므로 환상만 가지고 뛰어들지 않도록 해주는 게 무엇보다 필요해요.

저는 이런 부분이 너무 안타까워서 인턴들에게 확고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자기가 꾸는 꿈을 놓쳐버린다. 정말 좋아서 시작했던 일이 가장 싫은 종목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해줍니다.


헤어 디자이너 김현동(시우)씨(리안헤어 근무)
헤어 디자이너 김현동(시우)씨(리안헤어 근무)

인터뷰 말미에 김현동씨는 이런 말을 남겼다.

위에서 말씀드린 이런 부분은 분명 청년이 서산시를 믿고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꿈을 디자인해주고, 디자인된 꿈에 멋진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뿌리가 튼튼하면 결코 바람에 흔들리지 않잖아요.

많은 분이 혜택을 받아 청년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서산, 꿈을 응원해주는 서산시가 되어주기를 기원합니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