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서산유족회, 서산시에 진상규명 신청서 제출

정명호 (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서산유족회장dl 서산시에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진상규명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정명호 (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서산유족회장dl 서산시에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진상규명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당시 인권침해 및 의문사 사건 등을 조사하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527일 출범 조사 개시를 선언한 가운데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서산유족회(회장 정명호)에서 지난 62일 서산시에 진상규명 신청서 제출했다.

정명호 회장은 지난 1기 진실위 신청이 채 10건이 못되었던 것에 비교하면 이번 진실화해위 2기 신청건수가 120건 정도로 신청마감인 내년 129일까지면 약 300건 정도 들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진상규명 신청서 중에는 팔봉면 호리 박00 씨 사건이 유독 눈에 띄었다.

먼저 박 씨의 작은아버지가 6·25 전쟁 당시 보도연맹으로 지목되어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다 집단 학살 당한 뒤 대전 골령골에 암매장된 희생자중 한 분이다. 학살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당시 치안대와 경찰은 박 씨의 아버지를 작은 아버지가 살던 집으로 데려가 뭉둥이로 매질하여 살해하고 처참하게 목을 잘라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더구나 당시 박 씨의 큰형(15, 서산중2)을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목에서 잡아 즉결처분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이를 목격한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치안대와 경찰이 큰형을 구도항 경찰 지서로 끌고 갔다고 전했다.

당시 경찰은 박 씨의 젖먹이 막내 동생을 잡아 떼고 엄마를 끌고가 3개월을 유치장에 구속하기도 했다. 박 씨는 어린 나이에 엄마를 위해 호리에서 구도항 지서까지 밥을 배달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는 (진실규명) 신청이 접수된 사건을 순차적으로 검토해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며 첫걸음을 조금 더디 뗀 만큼 앞으로 잰걸음으로 진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지난해 대전 골령골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했을 때 ‘70년 전 희생된 아버지의 뼛조각 하나라도 찾고 싶다며 노구를 끌고 산을 매일 찾던 유족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그 모든 분들의 오랜 기다림, 간절함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실규명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은 내년 129일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정리법)에 따르면, 진실화해위는 조사개시일을 기준으로 3년간 활동할 수 있고 필요 시 1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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