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약사의 ‘처방전 의약품’-⑨

설사를 정의하자면 ‘13회 이상 배변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설사를 상상해보자. 묽은 변과 함께 빈번한 배변활동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 자체는 질병이 아니고 증상만을 의미한다. 다른 1차적 원인에 의해 설사라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 원인은 식이성(음식물), 약물성, 감염성, 다른 지역의 물 섭취(여행자 설사) 등이 있다. 이중 음식물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흔하다.

설사의 세세한 원인은 여간해서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나 섭취하였던 물이 대장애서 흡수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섭취하는 물은 대장에서 대부분 흡수된다. 하지만 어찌한 이유로 흡수가 방해받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물의 부피만큼 변의 양이 많아지고 자연적으로 배변 횟수도 늘어날 것이다. 당연히 변은 묽어지고 때로는 거의 물의 형태로 배출된다.

분명한 사실은 설사 자체가 몸에 마냥 해롭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장 속의 과도한 물을 배출하기 위한 자구적 반응일 뿐이다. 사실 설사가 만성이 아니라면 그냥 놔두기만 해도 저절로 낫는다. 그러나 설사는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초래하며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설사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지사제라고 한다. 처방되는 지사제 중 가장 흔한 약물 계열은 아편유사 효능약인데 이들은 대장에서의 수분흡수를 증가시킨다. 수분흡수가 증가하니 자연적으로 변의 부피는 줄고 장에 대한 자극도 약해져 배변의 횟수도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름 그대로 아편과 비슷한 구조를 지니기 때문에 중독 가능성이 있어서 자주 사용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로페라마이드(Loperamide)라는 성분은 중추까지 갈 수 없어서 진통작용과 탐닉 가능성이 매우 낮다. 임상에서도 자주 처방되는 약물이다. 이외에 Diphenoxylate, Eluxadoline 등이 같은 계열에 속하며 간간이 처방된다.

두번째 계열은 점막보호제이며 비스무스(Bismuth)가 대표적인 성분이다. 이 약물은 장에서 특정한 성분(PG, Cl)분비를 억제시켜 급성 감염성 설사에 도움이 되고 배변의 빈도를 줄인다. 특히 여행자 설사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세번째 계열은 흡착성 지사제이다. 이러한 약물은 장에서 유해한 물질과 물들을 모두 흡수하여 대변으로 배출해 버린다. 쉽게 말해 점토 같은 물질을 생각하면 되는데 우리 몸속에서 흡수되지 않으므로 부작용도 거의 없다. 종류로는 스멕타, 후라베린 등이 있다.

그리고 유산균 제제가 있다. 특히, 항생제 섭취로 인하여 장내 균총이 무너졌을 경우 시급하게 유익한 유산균을 보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자면 장 영양제라고 이해하면 된다. 유산균은 설사뿐만 아니라 변비에도 도움이 되므로 장을 관리하는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제제로는 프로바이오틱스, 메디락 등이 있다.

장하영 서산 세선약국
장하영 서산 세선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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