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서산동문한성필아파트 입주자대표 신봉수 회장
서산동문한성필아파트 입주자대표 신봉수 회장

상당히 힘든 과정을 거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라는 게 준공이 될 때 까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수많은 일들이 있은 후 아파트가 지어졌지만, 한동안 벙어리 냉가슴 앓듯 안타까운 마음을 하소연할 길이 없어 속만 썩었습니다.

오죽 했으면 제가 우리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직을 다 맡고 있겠어요라고 말하는 신봉수 회장.

그의 표정으로 봐선 그동안의 길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았음을 말해 주었다.

 

아파트 건축 완공은 했지만 도정법에 걸리다
입주는 했는데 오롯이 내 집이 아닌 내 집

신봉수 회장은 서산시농업기술센터 축산과에서 10년 동안 공무직근로자(무기계약직)로 근무하다

2년 전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그때 그의 나이 38, 사랑하는 두 딸의 아빠였다.

우리 아파트가 다 지어졌어요. 6년 동안 맞벌이해서 처음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었습니다. 조금씩 올라가는 아파트를 보면서 일반 입주세대로서 불안했던 마음이었는데 다 지어졌다니 얼마나 뿌듯했겠어요. 그동안 마음 조렸던 것들이 봄눈 녹듯 다 사라졌어요. 그런 와중에 문제점이 대두되었죠."

신봉수 회장 말에 의하면 완공하고 입주를 했지만 온전히 내 집이 아니었다고 했다. 왜냐하면 도정법에 문제가 있어 건물사용승가만 받고 입주를 한 상태였기 때문이란다.

여기서 도정법이란, 주거 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라고 노후, 불량 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놓은 것이었어요.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더라구요. 대도시 관련 주거 정비 사업은 재개발과 같은 정비 사업을 하면 조합 설립과 운영이라든지, 세입자 보상 또는 동시에 건설하는 공공임대주택 부문 등에 있어서 관련 당사자 간에 이해관례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소외겸직허가서까지 제출하며 아파트 일에 뛰어들어
염려하는 눈치지만 내 가족이 사는데 외면할 순 없죠

당시 아파트에 입주 했지만 주민들은 건물사용 준공이 나지 않아 임시사용을 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상당히 혼란스럽더군요. 그때 시공사인 모 건설에서 입주민들에게 유보금을 내야 된다고 했고, 주민들은 임시사용승가를 받고 들어왔는데 왜 내냐며 결국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했습니다.

그 당시 위원들이 대부분 입주자대표가 됐고, 저는 기존 회장님이 자진 사퇴를 하는 바람에 그 뒤를 이어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죠. 그때만 해도 제 신분은 공무직근로자였어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실행하기 위해 동 대표들과 같이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공무원공개채용에 합격하였습니다. 따지고 보니 어느새 회장직을 한 지도 3년이 됐네요.”

신봉수 회장은 작년 8월 임기를 마지막으로 회장직을 내려놓으려 했다. 하지만 풀어야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아파트 일에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처음 시작을 했으니 끝까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그는 다시 입주자대표 회장직을 수행하고 지금까지 왔다.

누군가는 해야 하잖아요.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시는 아파트라 젊은 사람이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주위에서는 염려하는 눈치죠. 그래도 내 가족이 살고, 더구나 부모님 같은 분들이 둘레둘레 사시는데 외면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입주자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입주자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아파트 입주민들은 가족이다.
덕분에 편안히 생활한다는 말에 보람

속상했던 부분 또한 만만치 않게 많다고 귀띔했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달라요. 그러다 보니 하자가 있더라도 협의와 처리가 어렵습니다. 아시잖아요. 큰 자금이 들어가서 내 집에 입주했는데 하자가 발견되면 얼마나 속상한지.

더구나 젊은 저도 이런데 어르신들은 소통조차 안 되시면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 그래서 이왕 회장직을 맡았으니 최선을 다해서 입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사실 입주민들은 다 제 가족이나 다름없지 않겠어요.”

하지만 마냥 힘든 일만 있는 것도 아니란다. 신 화장이 지나가면 얼굴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젊은 사람이 잘하고 있다”, “덕분에 편안히 생활한다”, “참 고맙다등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 오기도 한단다. 그럴 때마다 참 보람 있다는 신봉수 화장.

삭막하잖아요 요즘. 특히 층간소음은 아파트 입주민들이라면 누구나 예민하죠. 그런데 우리 아파트는 자기만 생각하지 않고 서로 배려하려 노력해요. 그리고 어르신들이 많다고 했잖아요. 아이들을 보면 아무래도 손자 손녀 같아 그런지 잘 보살펴주시고, 또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정을 느끼고 그래요.”


동대표들이 대부분 저희 부모님 연배이시거나 많으셔서 항상 배우고 도와가며 일한다는 신봉수 회장. 그의 올 한해 꿈은 참 소박했다.

먼저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으로서 하자 보수가 원만하게 처리되어 입주민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을 해결해 주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우리 서산시에서 건립하고 있는 서산시동물보호센터가 준공이 되어 원활히 운영 되었으면 합니다.

또 가족들인대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미안한 부분이 제일 많은 게 바로 우리 가족입니다. 바쁘단 핑계로 주말에도 잘 놀아주지 못하고... 좀 정리되는 대로 가정에 신경 쓰려고 해요.”

신봉수 회장을 아는 직장 동료들은 참 열심히 산다공무원 신분이다 보니 잘못되면 너만 힘들어진다라며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는단다.

신봉수 회장은 처음 시작을 했으니 끝까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걱정하는 부분은 알겠는데 내려 놓으셔도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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