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의 소통솔루션-⑦

김대현 소통전문가/한국가정문화연구소 소장/방송인
김대현 소통전문가/한국가정문화연구소 소장/방송인

남편과 아내는 뿌리부터 다르다. 연애할 때는 돈보다 사랑이 중요하다며 서로를 위해 모든 것을 다 양보했지만, 이혼하며 헤어질 때는 1~2만 원도 아까워서 서로 박 터지게 싸우는 게 부부다. 그러니 소통과 대화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작가 모루아는 “부부간의 대화는 외과수술과 같이 신중히 실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부부의 경우는 정직이 지나쳐 건강한 애정에까지 메스를 들이대어, 죽어버리는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근본부터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함께 살자니 대화가 쉬울 리 없다. 대화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탈무드는 부부란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내의 키가 작으면 남편의 키를 줄여라” 작은 아내의 키를 잡아 늘일 방법은 없다. 하지만 남편이 몸을 낮출 수는 있다. 남편 쪽에서 먼저 양보하라는 명언이다.

부부간의 대화를 원활히 하려며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가볍게 시작하면 된다. 부부 간의 좋은 대화란 결코 남북통일, 세계평화와 같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쓸데없는 이야기다. 여기서 말하는 쓸데없는 이야기란 옆집 흉보기, 막장 드라마 보고 총평하기, 회사상사 욕하기 등등이다. 일단 이런 이야기들은 돈도 안 들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드라마의 경우엔 욕하면서 본다는 ‘욕드’가 제격이다.

그런데 욕드를 보다가 너무 감정이입을 한 나머지, 서로 싸우는 부부들도 있다. 정말 대책이 안 선다. 드라마를 욕하든지 악역을 맡은 주인공을 욕해야지 서로를 욕하면 되겠나. 부부간의 적절한 싸움을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의자나 밥솥이 날아다니면 곤란하다. 아무튼 부부 간에는 상대의 관점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현상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부부라 해도 배우자의 관점까지 관여해서는 안 된다. 드라마의 악역이나 심술궂은 이웃이 주는 효과가 있다. 부부간에 공동의 적이 생기니 친밀해지고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볍게 토론하는 것도 좋다.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늘어가는 것이 기쁠 수밖에 없다. 쓸데없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공동의 적을 만들어가는 것이 행복한 대화를 위한 물꼬 트기가 되는 셈이다.

부부간의 대화가 어긋나고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는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근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개 가르치려 하거나,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대화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그런 경우엔 첫마디부터 세게 나간다. 대화가 질책, 비방, 강요의 느낌으로 시작된다. 상대는 당연히 기분이 나쁘다.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 고운 말이 나갈 수 없다. 그러면 또 말꼬리 잡기가 되풀이 된다. 그리고 상대의 말을 도중에 자르는 만행을 저지르게 된다.

따라서 말하는 습관을 지시형'에서 의뢰형'으로 바꿔야 된다. 아예 마음가짐까지 그렇게 바꾸면 더 좋다. 체질 자체를 바꾸란 이야기다. 사람은 다 똑같다. 지시를 받으면 속에서 저항감이 생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가족끼리 부탁하는 대화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게 문제다. “~~해!”에서 “~~ 해줄래?”라는 쪽으로 대화습관만 바꾸어도 가족관계에 엄청난 변화가 시작된다.

그래야 공감이 생기고, 대화가 물 흐르듯 원활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시작해야 한다. 앞서서 경청의 중요성 부부 간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남녀 간의 대화이고, 서로의 말하는 방법을 살펴본 적이 있다. 상대가 말하면 잘 듣고, 판단하지 말고, 인정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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