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 실전-③

1. 좋은 자리를 선점하라.

장기 대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읽기 싸움이다. 그러니 대국 진행에 따라 수읽기 시간을 안배할 필요가 있다. 우선 대국 초반은 포진이 정형화되어서 수읽기 시간을 줄여야 한다. 상대 대국자가 특별한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이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윽고 대국 초중반에 접어들면 수읽기의 중요도가 커진다. 둘만한 기물도 많고 변화도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익히 알고 있는 모양이라고 수읽기를 등한시하고 덥석 두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익숙함과는 상관없이 기물 교환이 이루어지는 순간 다각적으로 수읽기를 하여야 한다. 종반에 이르면 둘만한 기물이 적어 수읽기의 중요도가 떨어진다. 한마디로 둘만한 기물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초중반에 수읽기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수읽기 단계 전 포진에서 서로 차지하려는 자리가 있다. 이러한 자리는 대국자 간 상대적으로 취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한 대국자가 선점하였다면 상대 대국자는 차지할 수 없는 자리이다. 경험적으로 이러한 위치가 2~5 자리가 있다.

2. 양동작전을 활용하라.

양동작전(陽動作戰)이라는 전술이 있다. 내 작전의 의도를 감춘 채 엉뚱한 행마와 수()를 보여 상대방을 속이는 전술을 말한다. 공격자 입장에서 쾌재를 부르겠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비위가 단단히 상한다. 그만큼 이 전술은 대국자 간의 눈치가 중요하다.

장기 대국에서 양동작전이 가능한 대표적 기물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시야가 넓은 기물이어야 하고 그 행마를 단번에 예상하기 어려워야 한다. 차는 시야가 넓지만 안타깝게도 움직임이 단순하다. 직진만 가능하기 때문에 수읽기가 쉽게 간파된다. 그렇다면 어떠한 기물이 가능할까? ()와 상()이라고 할 수 있다.

()는 직진성 기물이지만 하나의 기물을 넘어야 하므로 다른 쪽에서의 기물 움직임에 따라 포의 움직임이 결정된다. 따라서 반대쪽에 있는 기물을 치워 포 길을 열어 다른 기물을 노릴 수 있다.

()은 움직이는 범위가 넓어 멱이 잡히는 경우가 많아 행마가 둔하다. 쉽게 말해 갈 곳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를 역이용하면 된다. 길을 막고 있던 기물을 치워 다른 기물을 노리는 시늉을 하는 전술이다. 그러나 이미 상길은 열렸고 본심은 그 상의 이후 행마이다.

3. 어떤 기물이 잡을가를 고민하라.

장기를 두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상대방 기물을 잡는 순간이다. 특히 점수가 작은 기물로 점수가 큰 기물을 잡을 때 그 쾌감은 확실히 짜릿하다.

그러나 장기는 전략 싸움이기 때문에 현명한 대국자라면 잡고 난 이후를 따져봐야 한다. 상대방이 더 큰 기물을 노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역전은 순식간이다. 만일 특별한 수단이 없다면 바로 그 기물을 잡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간혹 귀찮은 고민거리가 생긴다. 상대 기물을 잡을 수 있는 기물이 두 개일 때이다. 잡긴 잡아야 하는데 어떠한 기물로 잡을지 판단하기 어렵다. 상대방 기물을 노리는 기물이 하나라면 선택지가 없으므로 반드시 그 기물로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물로 잡아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크게 세 가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첫째, 기물을 잡으며 자리를 벗어나는 기물이 전략상 좋은 위치였는가를 보아야 한다. 전략상 좋은 위치였는데 그 자리에 있던 기물이 자리를 비우면 상대방은 기물은 잃었어도 그 자리를 차지하여 모양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역전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둘째, 상대방 기물을 잡았을 때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 어떠한 기물이 위치하는 게 모양상 더 좋은가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 , 상대방 기물을 잡는다는 의미는 그 기물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략상 본인의 어떤 기물이 그 위치를 차지하는 게 좋을지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셋째, 후퇴를 고려해야 한다. , 여의치 않을 경우 잡았던 기물이 후퇴할 경우가 생기는데 후퇴가 쉽지 않은 기물들이 있다. 예를 들면 마와 상은 반대 방향 행로에서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인 기물이다. 만일 후퇴에 어려움이 있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이 좋다.

: 장기 프로 初단 장하영
장기 프로 初단 장하영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