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의 ‘처방전 의약품’-①

약물오남용과 부작용

장하영 세선약국 약사
장하영 세선약국 약사

의약품은 크게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대별한다. 의사 처방이 필수라면 전문의약품이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일반의약품이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분의 근본적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부작용, 상호작용, 약물오남용의 상대적 크기에 있다. 이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약물남용

약물남용의 문제를 살펴본다면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가장 큰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신체 장기의 손상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약물 남용은 진통제 과다복용 때문이다. 이를테면 두통과 치통에 쓰이는 진통제는 약리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각각 구분하여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속쓰림, 간 손상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장기 복용일 경우 심각할 수 있으니 유념하여야 한다.

둘째, 의존성 또는 내성 문제이다. 쉽게 말해 특정한 약물을 반복하여 섭취할 때 점차 복용량을 증가시켜야 그 효과를 유지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 약물로는 수면제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최소로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꼭 필요할 때에만 복용해야 한다.

흔히 남용되는 기호식품으로는 커피를 들 수 있다.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은 강심, 중추신경흥분, 이뇨작용을 한다. 따라서 적당량 섭취 시 인체에 이롭다. 그러나 카페인은 내성 문제가 있어서 섭취량을 조절하여야 한다. 금단증상으로 두통, 우울감, 집중력 저하, 졸림 등이 있다. 특히, 무료 커피라고 무작정 마시는 습관은 피하자. 약물남용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약물을 꼭 필요할 때에만 적당량 복용하는 것이다.

2. 약물오용

약물의 오용이란 약을 본래의 용도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복약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약물을 과다하게 복용하는 약물남용과는 차이가 있다. 약물의 남용이란 장기간 과량의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며 주로 약에 대한 내성, 금단 증상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약물의 오용이란 약물을 적절하지 못한 질환에 사용하는 행위를 말하며 주로 약의 부작용이 문제가 된다.

약물을 오용하게 될 경우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으므로 과량의 약물을 복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정한 기준을 넘어서 약물을 복용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통제력을 잃게 될 것이며 내성 문제도 간과할 수 없겠다. 이처럼 약물의 오용과 남용은 관련성이 높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약물오남용이라 칭하기도 한다. 약물 오용행위를 줄이기 위해서 딱 한 가지만 지키도록 하자.

약 설명서(인서트 페이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의약품은 기본적으로 패키지마다 약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다. 그러나 약 먹는 입장에서 깨알 같이 쓰여 있는 방대한 내용을 모두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중에서 효능효과와 용법용량은 꼭 읽어보길 권한다.

3. 약물부작용

약물은 인체에 대하여 다양한 작용을 한다. 진통제만 하더라도 해열, 소염작용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주로 한 가지 증상만을 경감시킬 목적으로 약물을 복용한다. 따라서 약물의 다양한 작용 중 원하는 목적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는 부작용(불원작용)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러한 작용을 하나하나 따지며 약을 복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당장 약 설명서를 읽어보자. 부작용과 과민반응, 금기사항을 보면 정신 차리기 어려울 만큼 많을 것이다. 이렇다면 이 세상에 약 먹고 싶은 사람 누가 있겠는가. 약물의 상호작용에 따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였을 경우 약물 간의 반응에 의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항우울제(Bupropion)가 혈압약(Atenolol)의 농도를 증가시켜 서맥, 저혈압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이러한 약물 간 상호작용은 보고된 것만 해도 수만 가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가 셋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약물의 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은 거의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나마 10여 년 전부터 병의원과 약국에는 DUR이 탑재되어 처방전으로 약을 구매할 경우 약의 중복, 충돌과 병용금기는 걸러내게 되었다.

하지만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은 다른 약물과의 교차 체크가 불가능하다. 약물의 부작용을 피하는 방법 몇 가지만 유념하도록 하자.

첫째, 약을 복용하면 기본적으로 소화불량, 변비, 설사 등 위장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생활하는 데 아주 어려움이 없다면 계속 복용하는 것이 좋다.

둘째, 약물 복용 후 소변의 색깔 변화는 걱정하지 말자. 가령 비타민 복용 후 소변이 노란빛을 띈다거나 결핵약 복용 후 소변이 붉은색을 띄는 경우이다.

셋째, 약물 복용 후 어지럽거나 피부가 가려우면 약을 끊고 의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필자의 경험상 이런 경우 약의 부작용인 경우가 많았다.

넷째, 복약지도를 잘 듣자. 약을 구입할 때 듣게 되는 복약지도에는 중요한 부작용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약의 중복과 상호작용은 이미 병의원에서 처방전 발행 시 DUR로 걸러졌으므로 복약지도 중 별도로 설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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