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33

아이 둘을 키우면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기관 ‘top3’가 있다면 바로, 어린이집, 유치원,육아종합지원센터
아이 둘을 키우면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기관 ‘top3’가 있다면 바로, 어린이집, 유치원,육아종합지원센터

서산 지역에 가족센터 및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착공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같은 부모로서 참 반가운 일이다.

내가 아이 둘을 키우면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기관 ‘top3’가 어린이집, 유치원 다음으로 육아종합지원센터(이하 육종지)이기 때문이다. 다은이를 임신 중이던 2015, 남편이 좋은 소식이라며 집 앞에 육종지가 건립되어 태어날 아이가 깨끗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을 전했다. 사실 육아와 관계없던 때에 육종지는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곳이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곳을 막연하게 육아에 도움을 주는 곳 정도로 생각했다. 하물며 그 곳의 도움을 이렇게나 많이 받게 될 줄이야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은이가 돌 무렵이던 201610, 운이 좋게도 5분 거리에 육종지가 개관했다. 그림책 도서관, 장난감 도서관, 시간제 보육실, 놀이실, 창의체험실, 상담실, 세미나실, 강당, 수유실, 휴게실, 야외 놀이터 등의 시설이 마련된 공간이었다. 영유아가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육종지는 안전하고 쾌적했다.

입구에는 유아차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다, 건물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이용하는 곳이라 아이를 배려한다는 느낌이 확 와 닿았다. 수유실이 있어 젖먹이를 데리고 다니면서도 불안하지 않았고, 직원들은 참 친절했다.

그림책 도서관은 아이들에겐 하나의 놀이터
그림책 도서관은 아이들에겐 하나의 놀이터

그림책 도서관은 갓 돌이 지난 다은이에게 책이 많이 비치된 하나의 놀이터가 되었다. 그 곳은 소란하지 않되 보통의 도서관처럼 엄숙을 강요하지 않는 편안한 장소였다. 엄마와 아이가 책과 함께 놀기에 안성맞춤인 곳 말이다.

장난감 도서관에는 갖가지 장난감이 전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흥미나 월령에 따른 장난감을 빌릴 수도 있다.
장난감 도서관에는 갖가지 장난감이 전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흥미나 월령에 따른 장난감을 빌릴 수도 있다.

장난감 도서관에는 갖가지 장난감이 전시되어 있어 아이의 흥미나 월령에 따른 장난감을 빌릴 수 있었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그 아이에게 맞는 장난감을 매번 구입하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닌데,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하게 이용 가능하니 여러모로 실용적이었다.

창의체험실에는 오감활동, 음악, 체육, 미술, 독서 등 다양한 수업이 개설되어 있다.
엄마 껌딱지였던 10월생 다은이의 독립이 시도되었다. 어쩌면 엄마의 독립일지도 모르겠다.

창의체험실에는 오감활동, 음악, 체육, 미술, 독서 등 다양한 수업이 개설되었다. 차만 타면 잠드는 다은이를 데리고 원거리의 비싼 문화센터 수업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시중의 문화센터보다 금액도 훨씬 저렴하니 부모의 입장에서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 키즈 카페에 갈 필요도 없었다. 가깝고 익숙한 공간에 영아용/유아용 놀이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장난감까지 바뀌니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엄마 껌딱지였던 10월생 다은이의 독립이 시도되었다. 어쩌면 엄마의 독립일지도 모르겠다.
창의체험실에서 오감놀이를 하는 다연이

20175월에는 시간제 보육실에서 낯을 많이 가리고 엄마 껌딱지였던 10월생 다은이의 독립이 시도되었다. 어쩌면 엄마의 독립일지도 모르겠다. 20개월을 아이와 한 몸 같이 붙어 지내던 그 시절, 육아로 지친 나는 혼자서 편안하게 설거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차츰 휴게실에서 책을 보거나 요리체험실에서 제빵을 배우기도 했고, 세미나실에서 다양한 부모교육을 듣기도 했다.

각종 공연 관람이나 이벤트에도 많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집콕 할 때 놀잇감 꾸러미는 정말 요긴했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아이들이 놀이 프로그램 수업을 들었고, 나는 부모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이 하나는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나이지리아 속담이 있다. 산업화, 핵가족화 된 사회에서 부모 둘이서만 아이를 책임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나이지리아 속담이 있다. 산업화, 핵가족화 된 사회에서 부모 둘이서만 아이를 책임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나이지리아 속담이 있다. 산업화, 핵가족화 된 사회에서 부모 둘이서만 아이를 책임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근처에 이렇게 육아를 함께 도와주는 기관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지 모른다. 깨끗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아이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이러한 복지시설은 활용하기 나름인 듯하다. 집 앞에 두고도 관심이 없다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충분히 활용한다면 멀리 있는 가족보다 훨씬 가까운 사이가 될 것이다. 서산에도 속히 육종지 준공이 추진되어 지역민의 든든한 육아동지가 되었으면 한다.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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