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누가 잡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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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누가 잡을 것인가
  • 서산시대
  • 승인 2020.10.1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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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 비법-46
장하영 장기 프로
장하영 장기 프로

장기를 두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상대방 기물을 잡는 순간이다. 특히 점수가 작은 기물로 점수가 큰 기물을 잡을 때 그 쾌감은 확실히 짜릿하다.

그러나 장기는 전략 싸움이기 때문에 현명한 대국자라면 잡고 난 이후를 따져봐야 한다. 상대방이 더 큰 기물을 노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역전은 순식간이다. 만일 특별한 수단이 없다면 바로 그 기물을 잡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간혹 귀찮은 고민거리가 생긴다. 상대 기물을 잡을 수 있는 기물이 두 개일 때이다. 잡긴 잡아야 하는데 어떠한 기물로 잡을지 판단하기 어렵다. 상대방 기물을 노리는 기물이 하나라면 선택지가 없으므로 반드시 그 기물로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물로 잡아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크게 세 가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첫째, 기물을 잡으며 자리를 벗어나는 기물이 전략상 좋은 위치였는가를 보아야 한다. 전략상 좋은 위치였는데 그 자리에 있던 기물이 자리를 비우면 상대방은 기물은 잃었어도 그 자리를 차지하여 모양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역전당할 수도 있다. 누차 얘기하지만, 장기는 단순히 기물 잡기 싸움이라 할 수 없고 자리 차지 싸움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상대방 기물을 잡았을 때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 어떠한 기물이 위치하는 게 모양상 더 좋은가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 , 상대방 기물을 잡는다는 의미는 그 기물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략상 본인의 어떤 기물이 그 위치를 차지하는 게 좋을지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셋째, 후퇴를 고려해야 한다. , 여의치 않을 경우 잡았던 기물이 후퇴할 경우가 생기는데 후퇴가 쉽지 않은 기물들이 있다. 예를 들면 마와 상은 반대 방향 행로에서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인 기물이다. 만일 후퇴에 어려움이 있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몇 가지 실전보를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장면도-1>을 보자. 중급자 간의 대국에서 발췌하였다. 중반전에 진입한 상황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fe879a5.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69pixel, 세로 568pixel

<장면도-1>

35의 한병()을 초 진영에서 노리고 있다. 그러나 초 진영 내에서 의견이 갈린 모양이다. 잡긴 잡아야 하는데 누가 잡을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30의 초차()가 잡을 수 있고 56의 초마()가 잡을 수 있다. 누가 잡더라도 2점을 얻는다. 그러나 자리싸움도 하여야 한다. 현 상황에서 초의 차나 마 위치는 그리 전략적인 위치는 아니다. 그러나 35의 한병 자리는 아주 좋은 위치이다. 사통팔달 모두 열려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리는 차가 가는 것이 좋다. 마가 그 자리에 가더라도 그리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자리의 효용가치를 키울 수 있는 30에 있는 초차가 35의 한병을 잡는 것이 좋겠다.

<장면도-2>를 보자. 중급자 대국에서 발췌하였고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fe8000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9pixel, 세로 610pixel

<장면도-2>

이 장면 역시 37의 초차()46의 초마()34의 한병()을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 같은 경우 누가 잡아야 할까? 우선 초는 차와 마 어떠한 기물이 가더라도 그 자리의 가치를 키울 수 있다. 그러나 후퇴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일 차가 간다면 43 한마가 견제하기 어렵다. 오히려 한 진영 안쪽으로 파고드는 행마를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46 초마가 34의 한병을 잡았을 경우 43 한마가 35로 올라가 마의 후퇴를 방해한다. 초마는 한의 내부에 깊숙이 들어가도 그리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때에는 후퇴를 고려하였을 경우 37 초차가 34 한병을 잡는 것이 좋겠다.

<장면도-3>을 보자. 중반전이며 한 진영의 모양이 약간 나쁘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fe8000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16pixel, 세로 616pixel

<장면도-3>

초의 35에 있는 차와 36에 있는 포가 동시에 31의 한상()을 노리고 있다. 어떠한 기물이 한상을 잡는 것이 좋을까? 당연히 포가 31의 한상을 잡고 43 한마가 다시 초포를 잡을 때 35 초차가 그 마를 다시 잡을 수 있다. 초의 의도는 바로 그것이지만 문제는 53 한마가 33으로 넘어가 포를 가둬둔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다른 수를 연구하여야 한다. 정답은 한상을 바로 잡지 않고 차로 눌러버리는 행마이다. 35의 초차가 32로 가서 한상의 행마를 방해하고 차후 적당한 기회에 상을 잡는 수순이 최선이다.

정리

상대 진영 기물을 잡을 때 어떠한 기물로 잡아야 할지 고민할 때가 있다. 이때에는 잡으며 뜨는 기물이 전략상 좋은 위치이었는가와 그 자리에 어떠한 기물이 있는 게 모양이 좋은지 따져보고 후퇴 가능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본 기보는 한게임 장기판과 장기알을 활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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