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광기를 그린 진실의 그림 ‘1808.5.3.의 학살’ 이것은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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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광기를 그린 진실의 그림 ‘1808.5.3.의 학살’ 이것은 역사다!
  • 서산시대
  • 승인 2020.09.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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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쌤의 미술 읽기-⑮
1808.5.3.의 학살/1814년/캔버스에 유화/266x345cm/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1808.5.3.의 학살/1814년/캔버스에 유화/266x345cm/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여보! 영화 보러 갈래?” 오래만에 받는 남편의 데이트 신청이었다. 지난 주말 남편과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코로나 19사태로 한동안 집밖을 나서지 못하면서 영화관 데이트 마저 하지 못했다.

여름방학 후 2주 등원, 그리곤 확진자 증가로 등교중지와 어린이집 휴원, 재택근무... 집에만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한 일상이 되어버린 이시국에 영화관이라니! ‘여보! 코로나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제정신이야?’ 머릿속 생각은 그런데 입에서는 데이트 생각에 은근히 미소가 지어졌다. 결국, 나와 남편은 아이 둘을 시댁에 맡기고 영화관에 가게 되었다.

9개월만에 오게된 영화관은 QR코드로 입장을 하고 있었다. 무언가 새로운 세상에 온 느낌이었다. 안전을 위해 우린 발열체크를 하고 다른 좌석과 거리를 두고 앉아 영화를 보게 되었다. 우리가 봤던 영화는 인셉션으로 잘 알려진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테넷이었다. 이전에 인셉션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기대도 되었지만 나를 흥분 시킨 건 영화 속에 <고야>의 그림이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José de Goya y Lucientes)는 스페인에서 태어난 화가로 1746330일부터 1828416일까지 82년의 생을 살다간 장수 화가였다.

그는 왕립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며 카를로스 4세 궁정화가로 활동한 명성 있는 작가였지만 말년엔 지병으로 후천적 청각장애를 얻게 되어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생활을 했던 인물이다.

청각장애가 있는 예술가를 꼽으라면 음악에는 베토벤, 미술에는 <고야>. 예술가에게 있어 감각상실이란 죽음과도 같은 절망스러운 고통일 것이다. 고야의 청력 상실은 자신의 목소리 조차 듣지 못한다는 것에 절망감을 주었고, 그에따른 우울함과 외로움 그리고 불안에 시달리게 됐다.

그 시기에 고야는 자신의 집에서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며 기괴하고 흉측한 형상의 그림, 그로테스크(Grotesque)한 그림을 벽에다 그리기 시작했다. 이시기의 그림을 검은그림이라 하는데 인간혐오에 대한 인간의 내면을 광기로 드러내고 있다.

내가 고야의 그림 중 제일 관심 있게 봤던 작품은 마드리드, 180853(1814)’ 이라는 작품이다. 고야의 이 그림은 실제 일어난 사건으로, 53일 새벽에 프린시페 피오 언덕에서 벌어진 프랑스군의 양민학살이 배경이 됐다. 훗날 이 그림은 피카소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작품으로, 한국전쟁을 패러디해서 그린 작품으로 미술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1808년 나폴레옹은 에스파냐를 침공하게 된다. 처음에 진보적 지식인들은 프랑스 군을 계몽주의의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귀족의 지배를 벗어나 구시대를 타파할 해방군으로 맞이하며 환영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권력 앞에선 이성을 잃은 괴물에 불과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동생을 왕위에 앉히려 하자 그에 반발한 시민들이 대규모 반프랑스 시위를 열었고, 프랑스군은 강경하게 진압한 것을 넘어서 곳곳에서 학살이 자행됐다. 그 결과 이베리아 반도 전쟁이 촉발된다.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은 인간을 향한 폭력의 잔인무도함을 보여 주고 있다. 별하나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총으로 무장한 군인이 무기를 가지지 않은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있는 모습. 그 속에는 얼굴을 가린 사람들,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절망과 공포심으로 가득하다. 고야는 진압당하는 시민들의 표정만 보이고 진압군의 표정을 보여주지 않게 그리며 감정 없이 잔혹한 짓을 하는 비인간적인 인간의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고야는 침략과 전쟁속에서 인간의 광기를 보았고, 그 감정들을 자신의 비극에서 느낀 절망감을 통해 그려내고 있었다.

청력상실로 인해 소리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내면에 집중했던 고야. 그의 그로테스크한 그림을 보면서 인간의 내면에 았는 잔인함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가끔 그림보다 더 비정한 현실 이야기가 뉴스에서 들려올 때가 있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 우리는 어쩌면 무지개를 가장한 잔혹한 동화속 세상에 살고 있지는 않을까?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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