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인정받고 싶은 욕구, 하지만 지나치면 ‘자기애성 성격장애’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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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인정받고 싶은 욕구, 하지만 지나치면 ‘자기애성 성격장애’ 일으켜
  • 서산시대
  • 승인 2020.08.2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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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경의 재미있는 이슈메이커-⑱
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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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가는 고향집. 퇴근하고 바로 출발하면 저녁시간 언저리이다. 소풍 가는 마냥 출근하면서부터 설렌다. 먼 거리가 아닌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가지 못한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더 어려워졌다. 어린 조카들은 내가 누구인지 알기나 할까? 종종 얼굴을 비추니 알 듯도 싶은데 낯선 내게 선뜻 품을 내주지 않는다. 그저 낯선 얼굴이 궁금한지 자꾸만 힐끗거린다.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시간. 어르고 달래도 밥에는 관심이 없다. 도망 다니는 조카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한 숟갈이라도 떠먹이는 모습이 애처롭다. 그럴 때 구세주처럼 필자가 출동한다. 아직은 낯선지라 필자가 건네는 음식은 곧잘 받아먹는다. 물론 그것도 한 끼 정도만 유효하다.

아직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는 둘째는 생끗방끗 재롱을 떤다. 온 식구들이 둘째의 애교에 흠뻑 빠져든다. 소외된 첫째는 어떻게든 빼앗긴 관심을 되찾으려 한다. 괜히 소란을 피우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그렇게 어른들의 관심을 차지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필자의 어린 시절도 그랬다. 앙증맞은 동생에 비해 목석같았던 필자는 사랑받는 방법을 몰랐다. 관심은 받고 싶지만 동생 앞에서 재롱을 피울 수는 없다. 그런 내가 엄마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날은 아플 때다. 감기에 열이 오르락내리락 힘겨워도 엄마의 손길이 계속 내 곁에 머무는 게 좋았다.

격동의 중학교 시절. 사각지대에서 일탈을 일삼는 친구들이 늘어갔다. 교복치마는 짧게 잘라 아슬아슬하다. 입지 말라는 셔츠는 반드시 입고야 만다. 나는 남과 다르다는 것을 표출해야 직성이 풀린다.

자의식 과잉은 남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이는 사춘기 시절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혼란이나 불만이 발현되는 심리상태이며 그로인한 반항과 일탈행위 등을 말한다. 이들을 소위 2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비단 중학교 2학년 또래의 청소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와 비슷한 증세로 관심병을 들 수 있다. 이는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나며 성인이 되어도 불안한 심리상태를 제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다.

관심병은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병적인 수준에 이른 상태를 말한다. 이들은 타인에게 관심과 주목을 받기 위해 자기과장 또는 자기도취적 행동을 취하며, 심지어 중독적인 양상을 띠기도 한다.

유튜브(Youtube)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활성화되면서 관심을 끌기 위한 위험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금지된 지역을 방문하거나, 고층 빌딩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동영상으로 인증하는 등 이들의 행동 수위는 한계를 넘어섰다. 실제로 높은 곳에서 촬영을 하다 추락사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음에도 더 자극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이다.

관심병을 유발하는 심리적 원인 중 하나로 지나친 자기애적 성향을 들 수 있다. 한 연구결과에서 관심병자기애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중심성’, ‘자기 웅대(雄大)’, ‘칭찬과 주목에 대한 욕구등으로 측정되며, 많은 연구에서 이미 유의미한 관계를 입증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으며,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임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욕구가 지나칠 경우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이들은 과한 자기애로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을 인정받고 싶어 하며, 이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 분노와 좌절을 겪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관심병에 걸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필자 역시 여러 명의 관심종자(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를 경험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과시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갖고 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반드시 한마디는 하고야 만다. 실상 별스럽지도 않은 말이거나, 자신보다 약한 자의 약점을 들춰내며 자신의 위상을 드높일 뿐이다. 본인만 잘났다는 병리적 자기애는 자존심 상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필자 또한 때때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사리판단이 흐려질 때도 있으니 말이다. 정상 범주의 욕구와 과도한 집착의 경계선은 터럭 하나 차이일 뿐. 그리 멀리 있지 않다. 그러니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다. 내가 혹은 소중하게 키운 내 아이가 관심종자로 분류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

 

참고문헌 1. 김민지, 김보명, 김현영, 백서연, 신현식, 이인성, & 김진우. (2016). 해시태그를 통한 감정 공유가 지각된 관심 끌기와 사회적 상호작용성에 미치는 영향. 한국 HCI 학회 학술대회, 460-467.

2. 유재진. (2015). 현대사회의 괴물, 사이코패스와 모성 신화: 서미애 [잘자요, 엄마] 와 기리노 나쓰오 (桐野夏生) [I’m sorry, mama] 를 중심으로. 일본연구, 39, 199-216.

 

유은경 사회과학 박사과정 중
유은경 사회과학 박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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