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

전남 구례 소들이 비를 피해 축사 지붕 위로 대피했다.(출처 mbc 제보자 영상)
전남 구례 소들이 비를 피해 축사 지붕 위로 대피했다.(출처 mbc 제보자 영상)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장마철에 빈발하고 있는 집중호우의 원인을 기후 변화에서 찾는다. 올여름 북극권의 베르호얀스크는 관측 사상 최초로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았다. 중국 남부 지역에서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추허강 제방을 폭파해야 할 정도로 기록적으로 길고 많은 폭우가 쏟아졌다, 7월 초에는 일본 규슈 지역 홍수로 7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행정안전부는 올해 장마가 시작된 이후 47일째인 오늘(9일)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38명, 실종자는 12명 등 5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재민도 전국 11개 시도에 걸쳐 5971명을 기록했다. 체육관이나 마을회관 등으로 일시 대피한 주민은 8867명에 달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이 모든 자연재해가 지구 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높아지면서 나타났다는 게 기상학자들의 설명이다. 그 증후는 이미 시작됐다. 자연은 수십 차례 ‘더 이상 견딜수 없다’는 절규를 인간에게 보냈다.

얼마 전 환경부가 ‘제2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이란 걸 내놨다. 한마디로 온실가스 배출을 언제까지 얼마만큼 줄이겠다는 정부의 계획이다. 2021년부터 시작되는 파리협정에 기초한 한국 정부의 감축계획이다. 한국은 현재 온실가스 배출 순위 11위 국가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발표한 ‘한국 기후 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국의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후변화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기후변화 문제를 다시 자동차 뒷좌석에 던져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기후변화는 인류의 멸종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라며 국제적 공조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그린뉴딜정책을 발표하면서 탄소저감 목표조차 제시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환경 변화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준다. 첫째, 인간 삶과 실존의 문제로 전문가들이 기후위기로 인한 ‘6차 대멸종’을 경고할 정도로 동식물이 살 수 없는 지구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 기상이변에 따른 재난, 농작물 피해 등으로 경제적 측면에서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 세계자연기금(WWF) 자료에 따르면 2050년까지 약 9조86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7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분의 1 수준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엄청난 폭우가 내린다든지 장기간 가뭄이 든다든지, 전례 없는 산불이 호주나 미국 캘리포니아에 나는 등 재해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는 국민건강에 엄청난 악영향을 초래한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로 인간을 조기 사망에 이르게 하고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을 심화시킨다”고 경고했다.

반 위원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내적으로 우선 시급한 일에 대해 “환경 과목을 필수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우리 교육과정은  환경 과목을 선택으로 하다 보니 2018년 기준 전국적으로 환경 과목을 선택한 학교 수는 470개(총 5591개)로 8.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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