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지키는 문화재 의병...역사를 선물하다

“오는 10월, 600년 역사 서산해미읍성에서 제2회 ‘내포문화예술제’를 개최할 예정”

내포문화예술협회 윤명병 회장
내포문화예술협회 윤명병 회장

 

어떤 이들은 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을 일컬어 문화재 의병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곧 여러 사람이 힘과 지혜를 모아 소중한 우리 것을 지키기 때문이리라.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 중에서 끊임없이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인간의 능력뿐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사람들이 모여 과거를 묻고, 그들이 현재를 들여다보며 미래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또 하나의 역사를 우리 후손들에게 선물하는 건 아닐까.

서산시대는 ()내포문화예술협회 윤명병 회장을 만나 탄생 배경부터 꿈길까지 전반적인 얘기를 들어보았다.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가지게 되었나?

서산 해미읍성역사보존회 회장직을 맡고서부터였다. 본래 나는 사업가였다. 사료회사 직원으로 있다가 직접 사업에 뛰어들어 사료대리점, 양식업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미지역에서 공익적 가치를 위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았다.

그러다 역사보존회 회장직을 수행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내 삶의 태도가 바뀌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이때부터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문화와 예술에 대한 가치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내포 문화권의 역사와 문화, 사람이 어우러지는 예술에 관심을 기울이며 문화·예술에 담을 방법을 논의하게 되면서, 하고 있던 사업체를 접었다. 두 가지 일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소문에 의하면 색소폰을 하신다고 들었다. 이밖에도 다룰 줄 아는 악기가 또 있나?

소문이 언제 그곳까지 흘러 들어갔나 모르겠다(웃음). 내 자랑 같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음에 대한 감이 남다르다. 색소폰은 6년가량 배웠고, 기타나 하모니카도 곧잘 한다.

행사하면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역시 이런 곳에서 우리 문화예술인들을 세워야 하는 일이다란 걸 은연중에 깨닫게 됐다.

한마디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면, 음악은 영혼을 움직여 결국 사람을 살리게 하는 힘이 있다. 음악이 그럴진대 조금 더 포괄적인 문화·예술로 접근하다 보니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고, 기쁨을 주는 게 바로 이런 것들이더라.

2019년 서산 해미읍성에서 개최된 ‘제1회 내포문화예술제’ 모습
2019년 서산 해미읍성에서 개최된 ‘제1회 내포문화예술제’ 모습

내포문화예술협회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서산 해미읍성역사보존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내포 지역의 역사적 가치가 숨 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이 황폐하다란 걸 느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먼저 우리 지역부터 만들어 확장해 가자고 생각하여 이리저리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듣고, 현장의 소리에도 귀 기울였다. 그런데 뜻대로 일이 진척되면 좋으련만 그것도 꽤 힘들더라.

우여곡절 끝에 가칭 해미문화예술협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미 해미문화예술협회가 존재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당시 해미문화예술협회 유병일 회장을 만나 복안을 전달했고, 다행스럽게도 유 회장과 뜻이 맞아 해미지역을 벗어나 서해안시대를 같이 가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드디어 20181213, 사단법인 내포문화예술협회가 탄생됐다.

우리 단체는 내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기량 증가와 공연의 품격을 제고시킬 뿐만 아니라, 매년 지역에서의 공연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며 지역사회의 건전한 문화예술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솔선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내포문화예술협회 ‘춤사랑’ 팀원들이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내포문화예술협회 ‘춤사랑’ 팀원들이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내포문화예술협회를 만들고 난 후 주위 반응은 어땠나?

이 단체를 만들고 나니 우선 회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일단 열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특히 지난해 해미읍성에서 제1회 내포문화예술협회 행사를 치렀는데 평이 상당히 좋았다. 무엇보다 지역주민자체로 이런 행사를 했다는 것에 다들 보람을 느꼈다.

그 이면에는 회원 한분 한분이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소홀한 부분이 왜 없었겠는가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부분은 완벽하게 소화를 시켰다는 반응이 나왔다.

내포문화예술제를 계속하면서 조금씩 프로다운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한 모습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원은 대략 몇 분 정도 되며, 어떤 단체들이 소속되어 있나?

회원과 준회원을 합하면 150명가량 된다. 여기에는 풍물단 두 팀을 비롯하여 색소폰, 춤사랑, 민요, 기타, 아코디언, 음향, 서예, 수석, 해미향교의 예절교육 등 다양한 팀들이 들어와 있다. 그러다 보니 행사를 하면 구경 거리가 다양하다.

현재는 서산지역 내에서만 개최하지만, 향후 내포 7개 즉, 당진, 예산, 서산, 태안, 홍성, 서천, 보령까지 서해안은 모두 주 무대가 될 것이다.

특히 현재는 해미읍성에 관광객들이 찾아와서도 한 시간 반 구경하고는 태안 등지로 빠져나간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협회로 인해 스쳐 지나는 관광지가 아닌 머무를 수 있는, 정주 여건 좋은 곳으로 만들 예정이다.

그러려면 즐길 수 있도록 소위 꺼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서 해미읍성을 보며 추억을 쌓고,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낮 공연은 공연대로, 또 저녁에는 저녁대로 알찬 프로그램이 있어야 이곳에서 1박을 할 수 있다.

특히 내년에는 1417년 태종 때 축조해서 세종 3년에 완공한 해미읍성이 완공 600년이 되는 해이다. 지자체에서도 큰 행사를 준비 중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 협회도 그에 걸맞게 수준 높은 공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꼭 지켜봐 달라.

제2회 ‘내포자연문화예술제’에 참여한 ‘내포문화예술협회’ 팀원들
제2회 ‘내포자연문화예술제’에 참여한 ‘내포문화예술협회’ 팀원들

지난해 제1회 내포문화예술제를 치렀다. 그때 어땠나?

서산 해미읍성에서 ()내포문화예술협회 주관으로 예술제를 개최했다. 그날 행사는 신명 나는 공연과 함께 유화·동양화 전시, 서예로 가훈 써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담방에 사로잡았다.

공연은 해미농악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해룡풍물단, 해미춤사랑무용단, 조혜경 금이랑슬이랑 가야금병창단, 색동예술단, 이코쌕하모니, 구름메예술단, 해조색소폰 등의 공연이 펼쳐져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600년 역사를 간직한 해미읍성에서 서산시민과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을 상대로 제1회 내포문화예술제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했다. 내포문화예술협회는 앞으로도 우리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단체가 될 것이다. 또한 회원들과 교류 협력해 역량을 발휘하며, 나아가 지역문화예술을 계승 발전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해미 시어터를 만들려고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어떤 것인가?

맞다. ‘해미 시어터를 만들고 싶다. 해미읍성 서문에서부터 반양초까지 관광 거리가 될 수 있도록 조성하는 계획인데 잘만 되면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머무를 수 있는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해미지역에는 볼거리들이 풍부하다. 가야산을 거쳐 해미읍성, 천주교 성지순례, 해미천을 따라 반양초를 거쳐 당산으로 이어지는 볼거리가 아주 다양하다. 그냥 놓치기에는 아까운 명소들이다. 이곳을 이을 수 있도록 케이블카를 구상하고 있다.

일례로, 가까운 서산만 해도 해미에 당산이 있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더러 계시다. 당산의 정상 부분 둘레에 있는 석성유적은 성벽이 허물어져 형체만 남아 있다. 이곳은 성벽 높이가 대략 3~4m이며 둘레가 약 650m 규모로 축성된 곳인데, 구전에 의하면 이 성은 오학리에서 출생한 유혁연 대장이 쌓은 성이라고 한다.

축성방식이 운산면 여미리의 여미현성과 비슷한 것으로 보아 정해현 시대에 축성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조선 개국 이전에는 이 산성에 지역 행정의 치소를 두었다가, 해미읍성이 축성되자 산 아래에 있던 해미 현청터로 치소를 이전하여 이 성이 폐성된 상태였을 거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잘 알려진 곳들도 있고, 그렇지 않고 숨겨진 보석 같은 곳들도 있다. ‘해미 서어터는 우리 지역을 찾으시는 관광객들이 영화를 보듯 생생한 역사를 눈앞에서 볼 수 있도록 묶어 보여주는 선물 같은 것이다.

제1회 내포문화예술제 리허설 장면
제1회 내포문화예술제 리허설 장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해미 반양초를 해미읍성 역사캠핑장으로 만들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해미 시어터를 만들어 밤에는 관광객들에게 해미읍성의 아름다운 조경을 벗 삼아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내포문화예술협회가 음악으로, 춤으로, 노래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발맞춰 나아갈 수 있도록 일조를 하고 싶다.

올해 제2회 내포문화예술제가 오는 10, 600년 역사를 간직한 해미읍성에서 서산시민과 전국에서 오신 관광객을 모시고 개최될 예정이다.

우리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회원들이 교류·협력하여 역량을 발휘하고, 지역문화예술을 계승 발전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