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아이언맨 꿈꾸는 최광수 씨

▲ 평범한 회사원 최광수 씨는 철인3종경기를 통해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최광수(44)씨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러나 일 년에 몇 번은 철인으로 변신한다.
철인3종경기, 일명 트라이애슬론이라 불리는 스포츠가 그의 취미생활인 까닭이다.
말이 쉬워 취미지 철인3종경기라는 것이 일반 스포츠처럼 만만한 것이 아닌 까닭에 그의 숨겨진 진면목과 접한 주변사람 열에 아홉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1970년대 미국에서 태동한 철인3종경기는 말 그대로 철인이 되어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완주해야하는 경기다. 여러 종목이 있지만 최고의 철인을 가리는 경우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란톤 42.195km를 완주해야만 하는 무시무시한 스포츠다.
보통 사람은 엄두조차 내기 힘든 코스를 이미 최광수 씨는 9번이나 완주했으니 이미 철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 경기에 출전해 사이클을 타고 있는 최광수 씨.

물론 최 씨도 처음부터 철인3종경기 마니아는 아니었다. 그를 철인의 세계로 이끈 것은 10여 년 전 시작한 마라톤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우연하게 마라톤 골인 지점을 지나는 한 선수의 사진을 봤는데, 그 선수의 표정에 서려있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뭔지 모를 매력에 이끌려 마라톤을 시작한 것이 철인3종경기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2002년 맺은 마라톤과의 인연은 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마라톤을 시작한지 불과 8개월여 만에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열심히 했고, 그만큼 재능도 뒤따라줬다.
마라톤 선수로서도 최 씨는 훌륭한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 아마추어로서는 대단한 기록인 2시간 30분대를 2번이나 기록했고, 지난 2008년 중앙마라톤대회에서는 최고기록으로 9위에 입상하며 자신의 진가를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한 탓에 부상이란 훈장도 얻게 됐다. 족저근막염이 생겨 한동안 마라톤을 쉬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전화위복이라고 이 부상이 마라톤 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철인3종경기에 도전하는 계기가 되리라고는 최 씨 스스로도 생각하지 못했다.
“달리기를 쉬면서 수영에 매진했습니다. 수영 실력이 늘다보니 사이클만 연습하면 철인3종경기에도 나갈 수 있겠구나하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때가 39살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일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체력이 하향세를 그리는 나이에 시작해 늦은 감이 없지도 않았지만 처음에는 순수하게 취미로 시작한 터라 나이는 별 상관이 없었다. 그냥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것이 기분 좋을 뿐이었다. 기분이 좋아지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철인3종경기 동호인들 사이에서의 명성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마라톤에서 쌓은 내공 탓에 입문 초기부터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시작은 단순한 취미였지만 지금 최 씨의 모습은 일반 아마추어는 일찌감치 넘어 선 상태다.

▲ 지난 6월 홍성에서 열린 전국대회 우승 모습, 사진 가운데가 최광수 씨다.

지난 6월 홍성에서 열린 대회에서 40대 전반부분에서 1위를 했고, 3개월 후 인천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같은 부분에서 2위를 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우수한 성적에 힘입어 최 씨는 내년 9월에 열리는 호주 국제대회 출전권도 획득한 상태다.
이미 하와이(2011년)를 비롯해 여러 차례의 국제대회 경험이 있지만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철인들과 겨뤄보고 싶다는 생각에 늘 설렌다고 한다.
올해는 그에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여려 대회에서의 준수한 성적도 기억에 남지만 철인3종경기 입문 후 첫 중도포기라는 실패도 맛봤기 때문이다. 최 씨는 바람은 단순했다. 50대까지는 철인으로 살고 싶고, 더 체력이 떨어지게 전에 텐언더(3종목을 10시간 이내 주파하는 것)를 이루고 싶다는 것이었다. 운동하러 가야한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최광수 씨는 이미 아이언맨 이었다.


서산 철인 최광수 씨 인터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을 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 못해”

철인3종경기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첫 태동은 192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됐으나 현재와 같은 철인3종경기가 자리 잡은 곳은 1970년대의 미국이다. 1974년 처음으로 '트라이애슬론'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1978년에는 하와이에서 수영(3.9㎞)·자전거(180㎞)·마라톤(42.195㎞)을 결합한 최초의 장거리 3종 경기가 열려 완주자에게 '철인(Ironman)' 명칭을 부여한 것이 시초가 됐다고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철인3종경기라는 것이 근접하기 어려운 종목처럼 생각될 수도 있는데 장거리 코스 외에도 경기 거리에 따라 슈퍼 스프린트 코스, 스프린트 코스, 올림픽 코스, O2 코스와 O3 코스, 장거리 코스 등으로 구분돼 있는 만큼 자신의 능력에 맞게 부담 없이 입문할 수 있다.

입문 시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모든 스포츠가 기본기가 철저해야하는 만큼 철인3종경기도 기본 원칙은 같다. 그러나 쉽게 생각하면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는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종목이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기타 스포츠와 비교해 기술습득이 어려운 편이 아니다.
동호인들의 경우 수영에 가장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는데 1년 정도 착실하게 연습하면 짧은 코스는 완주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국내 철인3종경기 현황은 어떤가?
대회에 출전해보면 갈수록 선수들이 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종목별로 2~3천여 명이상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산에도 20여명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나리라고 생각한다. 지난 2002년 국민생활체육전국트라이애슬론연합회가 발족한 후 생활체육으로의 저변을 도모하고 있다.

철인3종경기의 가장 큰 매력은?
스포츠를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철인3종경기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루 종일 수영치고, 자전거 타고, 달리다 보면 어는 순간 모든 것을 잊고, 오직 나 혼자만  남겨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에서 이겼을 때의 쾌감은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어떻게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철인3종경기의 매력에 빠져보기를 희망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랫동안 철인으로 남고 싶은 바람이 있다. 하지만 대회출전이다 훈련이다 해서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못한 것도 미안하다. 앞으로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늘리려고 한다.
내년 9월 호주 국제대회 출전권을 획득한 만큼 1년 여 동안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