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행복할 때요? 머리를 만질 때가 가장 신나죠”

미용과 결혼한 오 원장 “미용인은 취미이자 특기가 미용이어야”

충남 최초 미용장 오나윤 원장
충남 최초 미용장 오나윤 원장

일본에서는 머리를 깎을 때 ‘손님 머리가 흔들리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제가 가장 행복할 때요? 바로 머리를 만질 때가 가장 신나죠”라며 조용한 미소로 자분자분 말하는 서산시 호수공원6로 42에 위치한 ‘오나윤 헤어’ 오나윤 원장. 그녀는 목소리만큼이나 세심한 손을 가진 주인공이다.

넓은 통유리로 장식된 그녀의 샵 ‘오나윤 헤어’. 비가 올 때도, 눈이 올 때도, 때론 바람이 불고 햇살이 비칠 때도 넓은 데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맛있는 차 한잔을 마시며 꾸벅꾸벅 졸고 싶은 곳이다.

그녀의 20년 지기 단골 김수현 고객은 “원장님을 닮아서인지 분위기도 편안하고... 왠지 쉼이 느껴진다. 이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오 원장님의 손길은 너무 조용조용, 너무 찬찬히, 너무 정성스럽게, 너무 세심하게 제 머리를 만져준다”고 말했다.

정말 그런가? 기자도 머리를 맡겼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잠이 쏟아질 정도로 잔잔한 물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이 들켰는지 오 원장은 “원래 일본에선 커트할 때 ‘손님 머리가 흔들리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손이 닿으면 괜히 고급진 케어를 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서산시 호수공원6로 42'에 위치한 ‘오나윤 헤어’
'서산시 호수공원6로 42'에 위치한 ‘오나윤 헤어’

미용학 박사인 동시에 겸임교수직을 수행한 미용인의 진정한 학구파

‘오나윤 헤어’만의 특징을 들자면 개개인의 맞춤식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 원장의 이력은 화려함의 극치다. 오죽하면 ‘미용과 결혼한 여자’란 닉네임이 붙었을까.

20년 동안 서산에서 ‘서울미용학원’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7~9명의 직원을 데리고 ‘아이디헤어’를 14년 동안 운영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건국대학교에서 향장생물학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6개 대학에서 미용학을 강의, 동시에 인천재능대학교 뷰티케어학과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그녀는 말했다. “학원을 운영하면서 처음에는 졸업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공부를 계속 이어 나갔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대학에서 강의했고…. 가만보면 나는 강단에서 학생들과 함께 공부했던 시간들이 세상 가장 행복한 일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충남권에서는 최초로 미용장 시험에 합격한 ‘오나윤 헤어’ 원장.

“사람이 한 단계씩 설정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보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기더라. 쉬는 날 하나 없이 정말 앞만 보고 열정적으로 살았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냈고, 설상가상으로 건강을 잃었던 오 원장

눈코뜰새 없이 바쁜 와중이었지만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행복했던 그녀.

“엄마는 노환으로 많이 편찮으셨다. 당시 밖에서는 업무로 바쁘고 집에서는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를 안고 이리저리 보살피다 보니 그만 어깨 ‘회전근개파열’이 왔다. 그렇다고 당장 모든 걸 그만둘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의지하던 엄마까지 돌아가셨다.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었다. 한마디로 삶에 의욕이 없고 그저 주저앉고 싶은 느낌. 안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모든 걸 내려놓고 자신을 바로 세우기 시작했다. 양쪽 어깨를 수술하고 다친 눈을 치료하고 여기저기 아픈 몸을 추스르고…….

3년 동안 그렇게 나를 찾기 위해 집에서 쉬었다. 아 참! 하다만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그 덕에 평생교육사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웃음).”

결국 내가 서야 할 그곳은 미용이었다

3년 동안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너무 무료했다. 그동안 ‘나를 찾기 위한 쉼’에서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오나윤 원장.

“내가 서야 할 곳은 미용이었다는걸 깨달았다”는 그녀는 지난해 12월, 이곳에 미용실을 오픈했다. 이제 딱 4개월 됐다.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그동안 썼던 ‘오명숙’이란 이름을 버리고 ‘오나윤’이란 이름으로 제2의 삶을 시작하고 있는 그녀.

그녀는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미용인은 취미이자 특기가 바로 미용이다. 현장에서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쉬는 날에도 자기 계발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서산시대는 자신이 사랑하는 미용과 함께 더 이상 아프지 않고 건강할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서산시 호수공원6로 42'에 위치한 ‘오나윤 헤어’
'서산시 호수공원6로 42'에 위치한 ‘오나윤 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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