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적인 치료법은 없으니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고 관리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내용입니다.

장하영 세선약국 약사
장하영 세선약국 약사

개인적으로 다양한 학문을 접해 보았다. 약학을 비롯하여 자연, 공학 계열, 사회, 예술 계열까지 부단히도 그랬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지만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였다. 언젠가 채워질 것이니 섭렵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비록 내 겉핥기식 안목이지만 가장 근원적인 학문을 꼽으라고 한다면 천문학을 지적하고 싶다. 천문학이라고 한다면 보통 별과 우주를 공부하는 학문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천문학은 만물의 본질을 올곧이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본질에서 더 이상 차이는 없다. ‘차이란 애당초 우리 인간의 편견과 오만함이 만들어낸 관계망상적 공상일 뿐이다. 일상사에서 생각해보자. 우리는 사람들을 인종과 성별 따위에 따라 끊임없이 차이를 둔다.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공통된 분모가 더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역설적이게도 인류(人類)라는 공통분모가 있기에 세세한 차이를 논할 수 있다. 더 깊게 들어가 보자. 사람과 동물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사람도 동물 아닌가. 동물(動物)이라는 바탕에서 더 이상의 구분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이런 식이라면 삶과 죽음도 한 끗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물리적 입자 수준에서 그렇다.

만물의 근원에 근접해 갈수록 하나의 원리로 수렴해간다. 태초에 단 한 가지가 있었다고 한다. 그건 에너지(Energy)였다. 이러한 에너지가 150억 년이 흘러가는 동안 빛과 입자가 되었고 일부는 생명체로 등장하였다.

그런데도 우리 세태는 어떠한가. 서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살고 있다. 각자 믿고 있는 신()이 있을 것이다. 신 앞에서 당당하지는 못할지라도 겸손은 갖춰야 하지 않을까.

사담이 길었다. 인간의 질병은 2,00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증상도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병 모두 공통적인 원인이 있다. 항상성(homeostasis)이 깨어져서이다. 우리 몸은 외부 환경에 탄력적으로 반응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반응 능력이 약화된다면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다면 증상은 비슷하지만, 원인이 근본적으로 다른 질환들도 있지 않을까? 필자는 코감기와 알레르기성 비염을 지적하고 싶다. 코감기와 알레르기성 비염은 흔히 3대 증상이라고 하여 재채기, 콧물, 코막힘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원인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코감기는 원인이 바이러스 균이다.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면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이 물질이 코점막에서 작용하여 콧물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비염은 원인 물질이 바이러스가 아닌 그 외의 물질이다. 보통 항원(antigen)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항원으로는 집안 먼지나 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꽃가루 곰팡이 등이 있다. 겨울에는 실내가 밀폐되어있고 난방기에 의해 항원이 항상 날아다니기 때문에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주 증상은 과도한 콧물이다. 코 인접 부위인 눈의 가려움, 눈물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기관지천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감염성 질환이 아닌 개인의 반응 문제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전염시키는 경우는 없다.

비염 치료제는 코감기 치료제와 동일하다. 비충혈제거제(슈도에페드린)와 항히스타민제(세티리진)의 병용 투여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보통 경구로 복용하나 신속히 증상을 경감시킬 목적으로 비강분무제(오트리빈 등)를 사용할 수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치료가 될까? 안타깝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다. 개인이 타고나는 체질에 의하기 때문이다. 물론 탈감작 요법이라고 하여 소량의 항원을 피하주사하여 서서히 분량을 증가시켜 익숙해지게 하는 방법이 있다. 커피를 장기간 마시면 강심작용, 중추신경 흥분작용 등을 못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이 역시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치료법을 중단하면 알레르기가 다시 나타난다. 결국 알레르기성 비염은 꾸준하게 약물을 복용하며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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