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시간이 지나야...비타민C와 단백질 섭취가 중요
심하면 비충혈제거제와 항히스타민제 약물 사용해야...

장하영 약사의 이야기-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

난 몸치다. 어떤 동작을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다. 그리고 배웠다 한들 몸으로 하는 것은 뭐든 가리지 않고 어설펐다. 학창 시절 할 줄 아는 운동이 없었다. 기초 체력 운동을 비롯하여 축구, 농구 같은 구기 운동까지 모두 그랬다. 군 복무 때 대부분의 군인이 딴다는 태권도 1단도 취득하지 못하였다. 글씨 쓰는 것도 팔운동 아닌가. 난 최악의 악필이었다. 키보드 세대에 낀 건 정말 행운이다. 그림도 못 그린다. 고등학생 시절 미술 선생님께서 내 그림을 보시며 탄식하셨다.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린다. 지금은 지휘를 배우고 있다. 하지만 지휘도 따지고 보면 운동이다. 기본자세부터 고생하며 배우고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얘기를 해보자. 콧물이 나올 때 코 푸는 법을 몰라 어른이 될 때까지 훌쩍거렸던 기억이 있다. 코 푸는 것도 엄연히 코 근육으로 하는 동작이다. 따라서 내가 제대로 했을 리가 없었다. 감기에 걸려 콧물이 콸콸 쏟아지면 코 주위의 콧물만 닦았지 어떻게 콧물을 시원스레 배출시키는지 몰랐다.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좋은 방법은 고개를 뒤로 젖혀 식도로 콧물을 넘기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으로는 일시적으로는 뚫릴 뿐이었다. 그냥 세게 숨을 내뿜으면 콧물이 배출될 텐데 그런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코감기에 걸리면 도서관 가기는 한동안 포기하여야 했다. 정적 속에서 계속되는 훌쩍거림은 민폐였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나 자신도 민망하였으니까.

그렇다면 콧물은 왜 나는 것일까? 대부분의 원인은 감기이다. 그런데 궁금하지 않은가? 감기에 걸리면 어떠한 과정에 의해서 콧물이 나는지. 감기의 병인은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 외부에서 호흡기를 통해 침투하는데 그 일차적 관문은 코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코 내부, 즉 비강은 언제든지 바이러스가 번식할 수 있다. 외부 환경과 인접하였기 때문이다. 만약 바이러스가 코점막에서 대량으로 번식한다면 인체는 스스로 방어하기 위하여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히스타민은 혈관을 늘려 물이 밖에 나오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코의 내부는 언제나 물기로 축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쉽게 말해 물 나오는 수도관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수도관에 히스타민이라는 폭탄이 터진다면 물이 솟구치며 쏟아질 것이다. 따라서 그만큼 인체의 다른 부위에 비하여 물이 많이 배출되고 지속해서 흘러나온다. 이게 바로 콧물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만일 이러한 상태에서 세균이 자라게 된다면 2차 감염이 일어나 노래진 콧물을 보게 될 것이다. 필자의 세대들은 기억할 것이다. 환절기만 되면 노란 콧물 달고 살았던 그 어린 시절을 말이다.

감기의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다. 따라서 대증요법에 의존하여야 한다. 대증요법이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크게 비충혈제거제와 항히스타민제 두 가지를 적용할 수 있다. 비충혈제거제(슈도에페드린)란 코 혈관을 수축시켜 콧물이 덜 나오게 하는 약물이다. 쉽게 말해 콧물 나오는 수도관을 꽉 조인다. 따라서 혈압상승 등의 부작용이 있다. 항히스타민제(클로르페니라민, 세티리진)는 근본적 원인인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이러한 약물들은 졸음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약국에 가서 상담하면 졸리지 않은 항히스타민제도 구입할 수 있다. 비충혈제거제와 항히스타민제 복합제도 판매되고 있다. 필자는 복합제를 권하고 싶다.

감기의 완전한 치료는 실상 자연적으로 낫기를 기다리는 방법 말고는 없다. 보통 2주 정도 걸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면역계가 약한 사람인 경우 폐렴과 기관지염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감기라고 얕보지 말자. 충분한 휴식과 식사가 필요하다. 특히 비타민C와 단백질이 도움이 된다고 하니 감기가 오래 지속할 때 식단을 적극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외출할 때는 코와 기관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방한대를 꼭 착용하여야 한다.

끝으로 한 가지만 첨언한다. 감기는 전염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경우 손을 자주 씻고 가족과의 신체적 접촉을 피해야 한다. 수건이나 세면도구 등을 같이 쓰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이불도 같이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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