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두웅 편집국장
박두웅 편집국장

화요일 서산시 서부평생학습관에서 발 디딜 틈 없이 몰려 든 학부모들로 2020년 서산지역 고등학교 입학전형 설명회가 열렸다. 자녀의 고등학교 진로를 위한 학부모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같은 시간 청소년수련관에서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교실이 진행됐다. 강좌는 다양한 직종에 있는 분들을 초청, 직업의 세계를 소개하는 수업이다.

필자는 방과후 교실 자문위원이기도 하면서 언론사에 있는 이유로 다양한 직업군을 발굴 강사로 초빙하는 데 도움을 주곤 한다.

이날은 신문과 편집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소개로 필자가 수업을 담당하게 되었다.

며칠을 고민해 보았다.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에서 최근 교육제도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일부 소수 계층이 가진 부유한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로 자녀의 진로가 바뀌고, 직업이 바뀔 수 있다는 사회적 불신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고등학교 진학 단계부터 대학 진학, 첫 직장에 입직하는 경로 전체 중, 소수 특권계층에 유리한 제도가 무엇인지 교육부가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말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우려하는 교육제도의 불공정에 대한 지적이며 개혁방안을 찾겠다는 의지이다.

하지만 이날 직업에 대해 설명하는 수업 내내 필자의 마음 한 구석은 불편했다.

교육은 힘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도 사람대접 받고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자는 것인데 불공정이라 느끼고 교육제도를 비판하는 대다수 국민의 눈에 저소득층 아이들의 박탈된 교육기회는 보이지 않는 걸까.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로 고등하교 입학전형에 관심조차 둘 사치가 없다고 느끼는 소수의 아이들이 있다. 초롱초롱 맑은 눈동자를 가진 아이들은 직업을 가지려는 이유에 대해 돈을 벌고 싶다고 단호히 말했다.

한 아이는 라는 질문에 부모님이 돈 때문에 신경질을 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잠시 고민 끝에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며 직업 선택의 방법에 대해 3가지 균형을 갖고 생각하라고 말했다.직업 선택 방법에는 첫째 과 둘째 명예’, 그리고 셋째 재미라는 3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로 한 가지에 국한한다면 실패하는 직업 선택이라 말했다. ‘명예재미라는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추가로 설명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 가치를 핑계로 을 등한시 하는 선택은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아이들은 다소 의아한 듯 하면서도 관심을 가졌다. 여러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돈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후회를 안한다고 가르쳤나 보다.

동년배 아이들이 진로를 탐색하고 진학을 고심할 때, 돈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그런 가르침은 공자님 말씀 수준이다. 아이들 귀에도 마음에도 들어오지 않는 가르침이다.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을 더 슬프게, 분노하게 할 뿐이다.

오늘은 교육부와 대다수 국민이 교육의 불공정을 얘기할 때, 그런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이 땅의 소수의 아이들에게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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