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수정 씨는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몸소 증명하고 있는 인물이다.
꽃다운 아가씨 때부터 작곡가 사무실을 드나들며 가수의 꿈을 키웠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결혼 후 어려운 세상살이는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고, 가수란 단어는 넘볼 수 없는 사치스런 말이 돼 버렸다. 그래도 노래에 대한 열정과 희망만은 부여잡고 있었고, 언젠가는 나에게도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 믿으며 열심히 세상을 살아왔다.
결국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왔다. 50대 중반이란 늦은 나이에 가수에 도전, 남인수 가요제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금상을 수상하며 지난 2007년 꿈에 그리던 가수로 정식 데뷔하게 된 것이다. 기다림이 너무나 길고 힘들었던 탓 이였을까! 행운은 연이어 그녀를 찾아왔다. 당시 가요제 심사위원이었던 유한승 작사가가 수년전 써 놓은 서산아리랑의 가수로 낙점한 것이다. 일생일대의 기회가 동시에 일어난 셈이다.
“유한승 작사가님을 만난 것이 정말 좋은 기회였죠. 제가 서산사람이고, 노래도 잘 부른다면서 선뜻 저에게 곡을 주셨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곡을 부를지 모르지만 서산아리랑은 언제나 제 대표곡입니다”
가요제 수상 1년 후 그녀는 ‘서산아리랑’을 타이틀곡으로 1집 앨범을 냈다. 구구절절한 서산갯마을의 정서가 담긴 탓인지 그녀의 노래는 지역에서 꽤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과거 서산을 소재로 한 노래가 종종 있었지만 서산사람(조수정 씨는 지곡 출신이다)이 서산을 노래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드물었던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가수가 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가수가 된 후 그녀가 보여준 활약상은 남다른 교훈을 준다. 그냥 노래만 잘했던 반짝하는 가수가 아닌 고향사람들의 가슴속에 늘 기억되는 가수가 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그녀는 철저한 서산가수가 됐다. 전국의 무대에 서서 ‘서산아리랑’을 열창하면서 고향인 서산의 인심과 특산물, 관광지 등을 홍보하는 알림꾼을 자청했다. 몇 해 전 서산시 홍보위원으로 선정된 후에는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20여분씩 서산에 대한 공부를 하며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다지고 있다.
가수의 꿈도 이뤘고, 노래를 통해 장애인을 비롯한 우리사회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는 등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은 다해봐 이제 죽어도 소원이 없다는 조수정 씨는 마지막 소망을 이야기하며 조용히 웃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 서산아리랑 전국가요제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가수 조수정이 아니라 서산을 알리는 계기로 만들어 노래를 통해 서산을 전국에 알린 가수로 기억되는 것이 이루고 싶은 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