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블루베리가 탄생하는 곳

▲ 부석면 강수리에 위치한 SLOW Farm 블루베리 전경. 이곳은 충남도 최초로 유기농산물과 GAP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SLOW Farm 블루베리 방재석 대표가 내민 명함은 아주 간단명료했다. 그런데 뒷면에는 거창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당신이 내일 죽는 것처럼 오늘을 살고, 당신이 영원히 사는 것처럼 농사를 지어라”(울러 케프케 독일 본대학 유기농 연구소장)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블루베리 농사를 지으면서 너무 거창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지만 농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모습에서 젊은 농부의 신념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챌 수 있었다.
‘블루베리가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하고 생각한다면 아주 큰 오산이다. 이곳의 블루베리는 특별해도 상당히 특별하다. 사람들이 알아주는 명품들이 그러하듯 이곳의 블루베리 앞에는 일단 최초라는 수식어가 들어간다.
“유기농산물 인증과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을 획득했는데 2가지를 모두 획득하는 데 성공한 곳은 충남도에서 SLOW Farm 블루베리농원이 유일합니다”라며 환하게 웃는 방 대표의 모습에서 높은 자긍심을 엿볼 수 있었는데 유기농법이라는 것이 마음만 독하게 먹는 다고 되는 것이 아닐 뿐 더러 이곳에서는 한술 더 떠 자연농법을 접목시키고 있으니 자부심이 들만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을 이룩한 젊은 농부가 농업을 전공한 사람도, 옛날부터 농사를 지은 사람도 아닌 우리 주위에서 평범하게 마주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데 있다.
“지난 2011년에 농장을 조성했습니다. 그전에는 전혀 다른 일을 했구요. 형님이 블루베리를 키우는 걸 보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는데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성공적으로 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10여 년 전 부석 강수리 산자락 밑에 텃밭 용도로 구입해 놨던 땅이 이제는 어디가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블루베리 농장으로 변신했으니 블루베리와 방 대표의 궁합이 아주 찰떡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한다. 물론 이렇게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힘든 고비도 많았다. 농약, 비료 등 농사에 빠져서는 안 될 요소들과는 담을 쌓은 탓에 초창기에는 블루베리가 전멸하는 줄 알고 가슴을 졸이기도 했고, 확연히 떨어지는 수확량 탓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농사를 짓고 싶다는 일념으로 모든 난관을 극복해 나갔다. 지금은 블루베리와 처음 만났던 때의 초심에다 그동안 쌓인 내공까지 더해지면서 이제는 자연을 극복하려 노력하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다.
“풀과 블루베리가 함께 자란다는 말도, 새들이 왜 블루베리 열매를 먹어야하는지도 조금이나마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월말이면 수확시즌이 끝나는데 내년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려야겠죠”
아주 특별한 블루베리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기억해두길 바란다. ‘SLOW Farm 블루베리’에 가면 그 특별함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을.....

인터뷰 방재석 대표

“농사를 지으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어요”
농사를 지으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방 대표는 사실 편하게 농사짓는 것과는 애당초 거리가 먼 사람이다. 유기농에다 자연농법까지 남들이 보면 사서 고생을 한다고 혀를 찰 지경이다. SLOW Farm 블루베리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휑하다. 농촌에서는 당연히 볼 수 있는 비닐하우스도 부직포도 찾아보기 힘들다. 비닐하우스는 광합성투과율이 떨어져 영양분 손실이 많아서 안 쓴다고 할 정도니 손과 발의 고단함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입소문을 타고 이곳을 찾은 엄마들이 자연 그대로의 블루베리라며 아이들에게 권하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의 고단함이 싹 사라지는 탓에 즐겁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고집 덕에 이곳은 미생물 시범구역(서산시)으로 지정됐고, 얼마 후 농진청의 유기농 사례집에 올라갈 예정이다. 이제는 누구나 인정해줄만한 자연 그대로의 블루베리 생산농장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수확이 끝나면 뭘 하느냐?”는 어리석은 질문에 가을부터 겨울까지 해야 할 일들을 죽 나열하는 방재석 대표. 비록 짧은 경력의 젊은 농부지만 우리농촌의 희망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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