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대표하는 육가공체험장으로 성장

▲ 신선한 천연 수제 소시지로 명성이 높은 나눔농장. 육가공체험이라는 접하기 힘든 특별함 때문에 더욱 인기가 좋다.

인지면 차리의 나지막한 산 밑에는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육가공체험장 나눔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08년 훈제공방으로 문을 연 이곳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몇 해 전 나눔농장이라는 농촌체험농장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1년여 간의 컨설팅을 거쳐 현재는 농촌교육농장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농촌은 물론 도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육가공체험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곳이란 점이다.

현재도 충남은 물론 전국에서도 육가공체험장이 그다지 흔하지 않고, 나눔농장이 육가공체험에 도전했을 당시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특별함이 짐작이 간다. ‘육가공’, 왠지 어려워만 보이는 단어지만 나눔농장에서는 아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그것도 서산의 특산품인 6쪽마늘이 들어간 100% 천연 수제 소시지로 말이다. 이렇게 나눔농장이 지역을 대표하는 육가공체험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귀농 15년차인 주인마님 윤수견(56)씨의 도전정신이 한몫 단단히 했다.
“처음 귀농했을 때만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도시촌놈이었죠. 농사도 짓고, 주말농장도 운영해 봤지만 모두 다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8년 체험농장에 도전하게 됐고, 그때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육가공에 도전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초창기 육가공이란 생소한 분야는 몇 해 동안 고전하면서 배운 농사보다 훨씬 힘들었다고 윤 씨는 말했다. 농사는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마을이웃이라도 있었지만 육가공, 그것도 수세 소시지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찾기가 무척이나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윤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인터넷을 비롯해 육가공 관련 서적 등을 뒤적이며 늦은 공부에 열중했다.
이때 큰 지원군이 된 사람이 바로 남편 석상윤(62) 씨. 사실 이들 부부의 귀농은 석 씨의 계획이었고, 먼저 인지면 차리에 내려와 터를 잡은 것도 남편이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 마을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배수의 진을 친 이들 부부에게는 후퇴란 있을 수 없었고, 오직 전진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백지 상태에서 도전한 탓에 입맛에 맞는 천연 수제 소시지를 만들기까지 숱한 시행착오와 좌절을 맛 봤지만 결국 이들 부부는 일어섰고, 나눔농장이라는 작지만 속이 꽉 찬 성공신화를 이룩하기에까지 이르렀다.
현재는 메르스 여파 때문에 주춤하고 있지만 많은 학교와 단체, 가족단위의 체험객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는 서산의 명품 체험코스로 이름을 떨치며 귀농인은 물론, 미래 농촌이 추구해야할 길을 제시해 주는 모범적인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잡다한 고기와 이름조차 발음하기 힘든 수십여 가지의 첨가물이 들어간 인스턴트 소시지가 아닌 지역에서 우리 농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6쪽마늘, 생강, 양파, 당근, 부추, 청양고추와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천연 수제 소시지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말에라도 나눔농장을 방문해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인터뷰 나눔농장 주인마님 윤수견 씨

“찾아가는 육가공체험으로 영역 확장”

나눔농장의 주인마님인 윤수견 씨는 도시사람이 어떻게 하면 멋진 시골사람이 될 수 있는지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15년 전 도시물 먹은 새침한 아줌마였던 윤 씨는 지금은 차리가 아니라 인지면 전체에서도 알아주는 능력 있는 시골아낙이 됐다. 마을부녀회장은 물론 인지면 생활개선회장도 역임하는 등 지역에서의 활발한 활동은 나눔농장의 성공보다 더 윤 씨를  빛나게 하고 있다.
윤 씨가 농촌에서 이루고자 하는 꿈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학생들의 교육과 연계한 농촌교육농장이 되면서부터 책임감도 더 커졌다. 하지만 그녀는 나눔농장에서는 공부보다는 신나게 놀고, 자연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고 싶다는 의지가 더 강하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언제나 공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 잘 나간다는 소시지까지 주문해 먹어보며 연구 중인 이들은 최근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나눔농장의 소시지를 사용한 명품 핫도그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제빵기술까지 익히고 있을 정도로 열성이다.
앞으로 찾아가는 육가공체험을 통해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정말 좋은 소시지의 맛을 선사하고 싶다는 윤수견 씨의 모습에서 우리 농촌의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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