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생활관리사조차 건강이상으로 입원

 

폭염주의보, 경보가 내리면 자녀와 함께 하는 여름휴가는커녕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직종중에 독거노인생활관리사가 있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이날 기준으로 누적 온열질환자는 1200명에 달한다. 사망자도 총 6명으로 늘었다.

지역별 온열질환자는 서울 69명, 부산 62명을 시작으로 대전 21명, 충남 80명, 충북 77명으로 급증하고 있고, 충남지역 가축 폐사만도 23만 마리(추정)에 이르면서 피해 규모는 커지고 있다.

우리 서산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온열환자가 발생하고 폭염 취약계층 안전관리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거노인생활관리사조차 건강이상으로 입원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독거노인생활관리사 1인당 약 30여 독거어르신에 대해 주1회 가정을 방문하고, 주 2회 이상 전화로 안부와 건강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등 폭염 비상근무에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활관리사가 하루에 방문상담하는 독거어르신 댁은 7~10곳, 통화는 10곳 이상이 된다. 그 외 밭에 나가 계시거나 경로당에 계신 경우로 통화가 안 될 경우엔 바로 현장 확인은 기본이다.

그러다보면 온 몸은 땀으로 범벅되고, 어르신들은 총총히 다음 어르신 안부를 챙기려 이동하는 생활관리사를 다독거리며 “독거노인 챙기려다 생사람 잡겠다”고 안쓰러워한다. 그러나 이도 안전이 확인된 경우는 다행이다. 담당 지역에 온열환자가 발생한 경우 긴급 연락망을 가동하고 외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에게 연락하는 등 병원까지 일일이 확인, 결과를 챙긴다. 이럴 경우 어르신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촌각을 다투는 등 극심한 긴장감에 시달린다.

최악의 경우는 사망사건이 발생할 경우다. 죽음이라는 마지막 이별이 그 누구보다 가까이 있는 독거어르신을 돌보는 일이 책무라 하여도, 본인이 돌보던 어르신의 사망을 직접 눈앞에서 확인하고 사후처리를 했다 해도 그 트라우마는 생활관리사의 일상을 괴롭힌다. 사망이라는 정신적 충격과 더 돌보지 못했다는 좌절감이 그들을 괴롭힌다.

노인복지를 주창하는 지자체에서 구체적으로 독거노인 돌봄 종사자의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고, 업무 소진, 사망 노인 발견에 따른 트라우마 경감을 위한 상담지원·힐링 캠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가 없는 해가 되길 바라며, 독거노인생활관리사들의 건강과 안전도 함께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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