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건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다 보면 피해자의 실수나 잘못을 지적하는 말을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살인사건에서 죽은 피해자가 자구책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고 하면서 “왜 재빨리 도망치지 않고 멍하게 있다가 죽었는지 모르겠다”라거나, 물건을 도난당했을 때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그러게 잘 좀 챙겨 놨어야지”라고 말하는 식이다.

이런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이미 우리의 가치관이 그런 말들에 익숙한 것으로 내 생각과 같은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이런 말들이 대단히 잘못된 말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잘못은 가해자에게 있다. 우리는 당연히 가해자의 잘못됨을 탓해야 한다.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본다면 이 문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가해자를 탓하는 말 대신에 은연중인 것처럼 피해자를 탓하는 말을 뱉음으로써 피해자나 그 가족에게 씻지 못할 2차 가해를 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피해자에게 잘못을 전가하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는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를 보고 듣는다. 각종 언론매체를 통하여 접하는 뉴스거리는 그것이 비록 왜곡되거나 거짓된 정보라 하여도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 많은 정보들의 진실을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허락되지도 않기에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우리 사고의 기준을 정하는 틀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내 생각은 정말 내 생각일까?’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좋지 않은 의도로 만들어진 정보에 의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들이 의도한대로 조작된 생각은 아닐까?

이제 우리는 내 생각이 정말 내 생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심해 봐야 할 것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상반되는 다양한 의견들을 접하고 깊은 성찰의 사고를 통한다면, 누군가의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진짜 내 생각이 비로소 하나씩 차근차근 만들어질 거라 본다.

진짜 내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타인의 생각을 지배하려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고 그런 세상은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살기에 보다 더 좋은 세상일 것이다.

진짜 내 생각을 가진, 생각이 깨어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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