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지사 “해양 생태계 복원 모델로 만들겠다”

 

▲ 양승조 도지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충남도는 부남호가 형성된 지 만 40년 만인 오는 2023년부터 해수유통을 통한 역간척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10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남호 역간척을 해양생태계 복원 모델로 만들고, 해양치유산업을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보령시, 홍성군, 서산시, 태안군 등 4개 시·군을 접하고 있는 천수만은 70년대 말부터 식량증산을 위해 1만 5409㏊의 바다를 매립하는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된 곳이다. 1천527㏊ 규모의 부남호는 1995년 서산 간척지 B지구 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된 인공 담수호이다.

당시에는 식량 증산을 위한 간척사업으로 추진됐지만, 현재는 농업용수로 쓰기 힘들 정도로 수질 오염(6급수)이 심각할 뿐만 아니라 악취까지 풍겨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는 상황이 됐다. 도는 부남호에 해수를 유통시키는 이른바 역간척을 추진해 생태환경을 옛 상태로 되돌리고 인근 태안해상국립공원, 천수만 철새 등과 연계해 해양생태도시도 조성한다.

도는 이를 위해 금년 말까지 3억 원을 들여 해양과학기술원과 충남연구원 공동으로 ‘부남호 기수환경복원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조사’ 용역을 마치고, 2020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2022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오는 2023년 부남호 역간척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부남호 역간척은 총 사업비 2500억 원을 투입해 태안군 남면 당암리와 서산시 부석면 창리를 잇는 서산B지구방조제 아래로 기존의 수문 이외에 또 다른 수문을 만들어 담수와 해수를 서로 유통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는 역간척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무사히 통과하고 계획대로 2023년 착공되면 오는 2025년 사업 완공 시점에는 천수만과 부남호로 연결되는 해양생태계 복원으로 어족자원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충남도는 이와 함께 갯벌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과 수산자원 확보 등을 위해 근소만에 이어 염전이나 양식장 조성 등으로 축소된 유부도와 고파도, 무창포 닭벼슬섬 등의 갯벌 복원도 추진한다.

양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휘어스호 등 네덜란드의 하구둑·방조제 건설과 이후 수질오염 등 환경 문제, 해수유통 논의 과정, 해수유통으로 인한 효과 등을 언급하며 “네덜란드 방문에서의 가장 큰 성과는 부남호 역간척 성공에 대한 확신”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휘어스호는 2000년대 심각하게 수질이 악화되면서 이해관계자 간 첨예한 논쟁 끝에 해수유통을 위한 터널을 뚫기로 결정했다. 2004년 해수유통을 시작한 뒤 2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2개월 후부터 수질이 개선되기 시작해 3개월 만에 완전히 수질을 회복했다.

양 지사는 “부남호는 2007년부터 매년 110억 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6등급 수질을 보이고 있는데 휘어스호 처럼 해수유통을 시킬 경우 수질 개선 사업비 절감은 물론, 갯벌 복원에 따라 연간 288억 원의 어민 소득이 새롭게 발생할 것”이라며 “수질 및 악취 등 주변 환경이 개선되고 해양생태 자원이 복원되면 해양레저관광객이 자연적으로 늘어나고, 개발이 진행 중인 기업도시와 웰빙특구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남호는 현대건설이 1980년 5월 착공해 1982년 10월 최종 물막이 공사를 완료하면서 형성됐지만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6급수로 전락한 상태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부남호 역간척은 대규모 역간척의 첫 사례로, 세계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며 “쌀 생산 과잉과 환경문제 등으로 본래의 목적을 잃은 부남호 생태를 복원해 생태 도시로 조성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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