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대체에너지 태양광사업 이대로 좋은가

박두웅l승인2019.02.26l수정2019.02.2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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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수만 전경

 

2030년 재생에너지 20%로…'태양광 투기' 불러

간척지 땅값 치솟고 협동조합 난립 우려도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요, 환경은 생사가 달린 문제다”라는 말이 있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불리는 화력발전과 달리 태양광발전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인식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늘리는 ‘재생에너지 3020’을 추진중이다. 총 92조원을 들여 신규 원전 35기에 맞먹는 48.7GW 규모의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부지 확보와 민간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각종 혜택을 주기로 했다. 태양광 사업자로부터 최대 20년간 고정된 가격에 전기를 구매해주는 제도가 대표적이다. 정부 대책 발표 전부터 ‘태양광 부지만 확보하면 연 10% 이상의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소문이 돌며 일부 지역에서는 농지와 간척지 땅값이 들썩이고 협동조합이 난립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산지역의 경우 천수만 간척지 일대 염해피해 지역의 한시적 태양광 설치 허용이라는 정부방침과 농어촌공사의 수상태양광 사업 추진에 따라 전국의 태양광 업자들이 눈독을 들이며 몰려드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성 위주 발전사업 허가 후 환경훼손, 주민반대 등으로 사업지연·무산이 빈번해지자 환경성 검토, 주민의견 수렴을 선 실시하고 이후 사업허가를 득할 수 있도록 ‘계획입지 추진절차’를 제정 시행함에 따라 태양광사업자들은 가계약금을 제시하면서 주민동의서를 획득하는 데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 계약입지제도 추진절차

 

수상태양광은 한국농어촌공사 중심

간척지 등 육상 태양광은 농협 중심

 

농식품부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사업 계획에서 농업인과 수익을 공유하는 주민참여형 태양광 모델을 올 초에 마련하기로 하고 이를 농협중심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농촌지역의 태양광발전사업은 외부자본이 들어와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이에 따른 수익도 외부로 빠져 나가면서 민원이 이어지고, 지역 경관만 해쳐 실제 지역에는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에서 지역주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업형태였다는 것이다.

이에 출자 주체를 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되는 지역의 주민으로 한정할 것인지, 이외로까지 확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와 농협을 통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수익금 사용용도도 확대하는 한편, 농협이 금융지원을 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를 올 상반기 중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한국농어촌공사는 공사 자체 차입을 통해 수상태양광발전시설을 짓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지역과 배분하도록 하는 한편, 배분된 수익 중 공사의 몫으로는 저수지관리 등의 농업기반시설 관리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다.

즉, 한국농어촌공사는 수상태양광을 중심으로, 육상태양광은 농협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태양광발전사업 TF회의가 진행됐고, 현재 세부내용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논의가 끝나면 사업 윤곽도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 천수만 태양광 부지 매입, 임대

 

태양광 발전 걸림돌은 ‘부지 확보’

임야에서 논, 밭, 저수지 간척지까지 ‘부지 확보 전쟁중’

 

한국은 재생에너지 자원이 원천적으로 부족하다. 보통 태양광 1MW 발전을 위해서는 1만3200~1만6500㎡(4000~5000평)의 광활한 땅이 필요한데, 우리와 같이 국토가 비좁은 국가에서 적합한 입지를 구하는 것부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 계획이 2030년까지 태양광 30.8GW, 풍력 16.5GW의 설비를 구축하는 점을 고려하면 필요한 부지는 태양광 406.6㎢, 풍력 82.5㎢ 등 총 489.1㎢다. 이는 여의도 면적(2.9㎢)의 약 168배에 달한다.

더구나 태양광의 무분별한 산림훼손이 극심해 지면서 정부는 지난 2018년 6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및 연료 혼합의무화제도 관리‧운영 지침’을 일부 개정 0.7~1.2까지 부여되던 임야태양광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0.7로 낮췄다. 또 임야태양광의 경우 지목변경을 금지시켰고, 20년간 산지를 사용하고 난 뒤 나무를 심고 원상복구하도록 했다.

산림훼손과 토사유출 등의 문제 해결 명목으로 기존에 면제되던 대체산림자원조성비도 전액 부과됐다. 또, 태양광발전 시설로 사용하려는 산지의 평균경사도를 25도 이하에서 15도 이하로 바꾸는 등 허가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대신 정부는 태양광을 늘리기 위해 농지법을 개정, 농업 이외의 용도로 쓸 수 없는 농업진흥구역(절대농지) 일부에 태양광 설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염해 농지(소금기 있는 땅)는 20년간 태양광이 허용되고, 건축물의 지붕이나 옥상을 활용한 태양광은 모든 농업진흥구역 내에 설치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되자 발전단지 가능 부지로 꼽히는 간척지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일조량이 풍부한 서산 간척지구 땅값은 3.3㎡당 2만~3만원 하던 것이 지난 해 말부터 6만 원대로 뛰었다.

인터넷에는 ‘연 10% 이상 수익 보장’ 등의 문구를 내세워 태양광 투자를 유치하는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정부 내에서도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농어촌 지역에 투기적 수요가 몰려 땅값이 폭등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FIT 혜택을 받기 위해 급조된 협동조합이 난립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한편, 염해피해지역의 잠정 추정 규모를 산출하기 위해 천수만 AB지구 경작자연합회가 조사한 천수만 농경지 가뭄 피해 현황에 따르면 전체 벼 재배면적 9천636㏊ 중 봄 가뭄에 따른 경작불능 면적이 33.2%인 3천200㏊(A지구 1천930㏊·B지구 1천270㏊)로 9백7십만 평 달했다.

또 간월호와 부남호 수면 면적은 4,191ha(41,910,000㎡, 12,700,000평)으로 수면 10%을 가정한다 하더라도 120만 평에 해당한다.

 

태양광, 농업의 공익적 가치 ‘무시’

농업은 생명산업이라는 인식 필요

 

태양광발전소는 산림훼손의 주범이 됐고, 풍력발전소는 백두대간을 파헤치는 흉물로 자리가 잡혔다. 해상풍력발전소는 어민들의 생활터전을 뺏는 시설이 됐고, 서산 가로림만 조력발전 반대 투쟁이 있었듯이 신재생에너지 조력발전은 갯벌 파괴의 주범이 돼 설치 반대투쟁의 대상이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이 1.1%에서 고작 2.61%로 늘어나는 사이 나타난 현상들이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을 20%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태양광발전소와 풍력발전소, 조력발전소를 지어야 하며 업자와 주민, 주민과 주민간의 갈등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 신재생에너지는 미세먼지의 주범인 화력발전과의 싸움을 넘어 그린(Green)대 그린의 충돌이자 갈등이 되었다.

더구나 태양광 발전의 논, 밭, 간척지로의 확대는 식량주권확보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배제한 발전산업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한 반 농업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농업은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산업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1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경보전과 농촌경관 보존, 농촌공동체 유지, 재해 예방, 생태계 보전 등의 기능을 농업이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산출되는 쌀값을 태양광 운영 수익과 비교하여 ‘태양광 소득이 높다’는 식의 단순 금전적 논리는 농촌을 파괴하고 농업을 등한시하는 망국적 발상과 같다. 이는 태양광을 위해서는 값싼 외국 농산물을 수입해서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안일한 인식과 상통한다.

농업은 생명산업이다. 개인에게는 수익이겠지만, 국가에는 식량 주권이라 할 수 있다. 서산시는 도·농 복합 도시로 전국 3위의 경지면적과 충남 1위의 쌀 생산량을 자랑하며, 마늘과 생강 등 여러 가지 품목의 주산지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서산시의 자존심과도 같은 농업은 지역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천수만 철새 모습(김신환 동물병원 김신환 원장님의 천수만 흑두루미 사진)

 

천수만 수상태양광 발전 서두르면 ‘독’

환경적 영향에 대한 충분한 시험과 검증 거쳐야

 

농어촌공사는 2020년까지 4123㎿ 규모의 수상태양광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다. 농어촌공사는 보유 중인 저수지 3400여곳과 방조제 154곳 중 수상태양광발전소 설치가 가능한 곳으로 1600여 곳을 꼽는다. 이곳 수면을 50% 활용하면 발전용량은 무려 2만㎿나 된다. 서울시 전체 가구(350만)가 1년을 쓰고도 남는 양이다.

수상태양광은 육상태양광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영향이 적어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과 발전효율이 육상태양광 대비 10% 가량 높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발전시설이 수면에 설치될 경우 우려되는 환경적 영향의 불확실성에 대한 검증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태양광 사업 추진 측이나 반대측 주장들이 충돌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존의 연구결과들이 한시적, 단기간의 연구결과로 현재로서는 장기적 피해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상태양광발전의 경우 성급한 시도보다는 충분한 시험과 검증을 거쳐 수행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수상태양광의 경우 신규 사업이라는 특성상 환경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주민 의견수렴이 의무가 아닌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통해 개별 사업별로 협의되고 있기 때문에 일방의 환경성과 안전성이 검증된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이해당사자 간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천수만의 경우 매년 수십만 마리에 달하는 철새들이 찾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태양광이 철새에게 미치는 영향은 물론 조류분비물 등의 이물질에 대한 오염원을 주기적으로 제거해 발전효율을 유지하도록 하는 수상태양광발전단지에 치명적이란 지적도 함께 검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군산2산단 태양광 패널에 쌓이는 조류 배설물

 

조류의 분비물은 암모니아 요산 등의 강한 산성성분으로 물로는 세척이 잘 되지 않고 패널을 부식, 손상시킴에 따라 태양전지 출력에 큰 영향을 끼치게 돼 발전량이 점점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실제 태양광사업 추진을 결정한 새만금의 경우도 태양광사업 착수 이전에 조류분비물에 대한 조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해서 태양광사업에 대한 경제성과 사업의 효율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두웅  simin11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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