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두웅 편집국장

맹정호 서산시장이 2019년 시무식에서 ‘호시우행(虎視牛行)’을 강조했다.

이 말은 원래 호시견 우보행 (虎示見 牛步行) 이라는 구절에서 유래하였으나 줄여 호시우보행(虎視牛步行) 또는 호시우행(虎視牛行) 또는 우보호시(牛步虎視)라 말한다.

뜻 그대로 “호랑이처럼 날카로운 시각으로 앞을 내다보고 소처럼 우직하게 한 걸음씩 나아간다”는 뜻이다.

이 사자성어와 관련 기억나는 정치인들이 여럿 있다.

이완구 전 지사는 간부회의나 직원 교육 시간 등 틈 나는 대로 우보호시(牛步虎視)를 강조했다. 또 안희정 지사는 민선 5기 전반기 2년을 총평하는 단어로 '우보호시'를 선택했다. 더 이전으로 가면 ‘호시우행(虎視牛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자성어였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은 2003년 4월 18일 새벽 ‘호시우행’의 뜻을 담은 편지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당시 노 대통령은 “막연한 불안감으로 나를 흔드는 일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다. 누구 편도 아니다. 소처럼 묵묵히 내 길을 가면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나를 이해하게 되리라는 것을 믿고 있다”고 썼다.

사실 호시우행, 호시우보는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판단하되, 소처럼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는 것으로 두 가지가 합쳐질 때 그 진가를 나타낸다. 즉 우행(牛行) 없는 호시(虎視)는 자칫 공상(空想)에 그칠 것이고, 호시(虎視) 없는 우행(牛行)은 자칫 무모(無謀) 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9년 시무식에서 맹정호 시장은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쉬지도 않을 것입니다. 더 새로운 시민의 서산이라는 큰 눈으로 미래를 보며 하나하나 성과를 쌓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 조계산 송광사에 있는 보조국사 지눌(知訥) 부도비에는 다음과 같은 비문이 쓰여있다.

“국사는 오직 도만을 위하고, 남의 칭찬이나 비방에는 그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셨다. 또 그의 성품은 인자하고 너그러우셔서, 후배를 지도할 때에, 성질이 패류한 사람이 있어 그 뜻을 거슬리더라도, 그를 가엾이 여겨 껴잡아 주고, 그칠 줄 모르는 정리는 사랑스런 아들을 대하는 어머니 같았다. 스님은 또 위의(威儀)를 잘 거두어 항상 우행호시(牛行虎視)로 지내시면서, 힘드는 일과 운력하는데 있어서는 항상 대중에 앞서 솔선하였다.”

기해년 서산시 민선7기 힘찬 출발을 응원하며, 작은 변화가 모여 큰 파도를 이루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 위의(威儀) : 위엄이 있어서 남이 보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위(威)이고, 행동이 아름다워서 남의 본이 되는 것이 의(儀)이다. 사람이 위의가 없으면 그 누구도 공경하지 않아 따르지 않게 되니, 일을 성공으로 이끌 수 없게되고 일이 와해된다. 지도자가 위의가 있으면 통솔이 잘되고, 위의가 없으면 질서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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