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목마을 관리 체계 필요하다

우후죽순 들어선 캠핑족 텐트

주차난에 쓰레기 심각…지역경제 효과는 미미

 

본격적인 해수욕철이 다가오기 전에 왜목마을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협소한 장소에 주차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물론, 관광객들이 대거 찾아오고 있지만 지역 경제적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4일, 일찍 뜨거워진 날씨와 석가탄신일까지 이어진 연휴로 석문면 왜목마을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차장은 물론 길가에 주차된 차량까지 빽빽해 차량 교행은 엄두도 못 낼 뿐만 아니라 진입 자체가 힘든 상황이었다.

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의 지원으로 포설한 모래사장은 주차한 차들과 우후죽순으로 설치한 텐트로 질서를 잃었고, 수도와 화장실은 설거지를 하는 캠핑족과 모래를 씻어내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왜목마을의 경우 따로 캠핑장이 조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캠핑장 관리 비용을 따로 받지 않고 있다. 관리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왜목마을 규모에서 수용 가능한 인원 이상의 관광객들이 무분별하게 텐트를 치는 등 질서가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관광객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미미해 본격적인 해수욕철이 다가오기 전 대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왜목마을에 인파가 몰려든 반면 주변 상가들은 한산했다. 왜목마을 해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캠핑족이 증가하면서 왜목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많아졌지만, 캠핑족들은 음식과 숙박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막상 지역 상가들은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며 “차량통제와 캠핑장 예약 운영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왜목마을을 찾은 관광객 김순영(경기도 안산·37) 씨는 “주차 문제에 차량 통행이 무척 불편한데도 이를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관광객들이 뒤엉켜 혼잡했다”며 “해맞이 명소, 김승진 선장 입항 등으로 왜목마을의 인지도는 높지만 관리와 정돈이 안 돼 불편하다”고 말했다.

왜목마을 상가번영회 남덕현 회장은 “차량통제와 일방통행 운영 등이 필요하다”며 “또한 쓰레기 처리 등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캠핑족들에게 쓰레기봉투 값이라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 문화관광과 관광개발팀 관계자는 “모래 포설지역은 김승진 선장 입항식 때문에 일시적으로 조성해 놓은 것으로 캠핑장으로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임아연 기자 zelkova87@hanmail.net

 

 

 

■당진어시장 임시 개장

시장 활성화? 예산 낭비? 엇갈리는 기대와 우려

절반이 비수산 업종…‘어시장’ 정체성 있나

“시민·소비자 입장에서 가고 싶은 시장돼야”

 

당진어시장이 지난달 31일 임시 개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어시장이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우려가 크다. 전통시장이 활기를 잃으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어시장 재건축 사업이 상인과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효과를 낼 것인지, 아니면 세금 낭비만 불러올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층 마트 입점 괜찮을까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당진어시장 재건축 사업에는 약 1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당초 지난 1월 준공할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지난달 31일 임시 개장했다.

 

2층으로 지어진 당진어시장은 1층에는 수산물을 비롯한 상점이 입주하고, 2층에는 집객을 위한 마트가 계획돼 있다. 마트 입점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찬반이 엇갈린 가운데 여전히 마트 입점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다른 지역의 활성화된 수산시장의 경우 대부분 1층에서는 활어를 판매하고 2층에서는 회를 먹을 수 있도록 회 센터가 조성돼 있다. 그러나 사업을 추진하는 당진시에서는 기존 상인들이 활어회 판매로 업종 전환을 희망하지 않는다며 회 센터 운영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지역에 여러 대형마트와 하나로마트가 입주해 있고, 주차장이 어시장과 분리돼 있어 어시장 신축 건물에 마트 입점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진전통시장 내 상인 A씨는 “어디서든 구매 가능한 공산품을 사러 대형마트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주차도 불편한 어시장 마트에 오겠느냐”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서는 사람 냄새 나는 시장다운 특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십 년 일했는데 업종 변경하라고?

 

마트 입점과 함께 당진어시장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업종이다. 그동안 불러오던 대로 ‘어시장’이라고 이름 붙었지만 실상 당진어시장 내에는 비수산 업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하다. 30여 개의 점포 중 닭집과 분식집, 한복집, 방앗간, 과일가게, 제수용품 판매 상점에 미용실까지 수산과 전혀 관계없는 업종까지 들어와 ‘어시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이들은 기존 어시장 자리에서 가게를 하던 이들로, 당진시는 이들에게 수산물 판매업으로 업종전환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수 십 년씩 해당 분야에서 일하던 이들이 갑자기 활어회 판매 등으로 업종을 변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당진어시장에서 비수산 업종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 B씨는 “어시장 재건축과 관련해 비수산 업종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안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당진시는 업종전환을 강요했을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20~30년 간 같은 장사를 해오다 하루아침에 어떻게 다른 일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진어시장 인근의 다른 구역과 함께 정비하면서 수산업종과 점포 교환 등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재로서는 당진어시장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다급한 배수로 공사 ‘걱정’

 

한편 임시 개장 직전까지 배수로 공사가 완공되지 않은데다 배수로 깊이가 충분치 않은 등 공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1·2차에 걸쳐 진행된 배수로 공사가 잇따라 실패하고 임시개장을 닷새 앞두고 부랴부랴 3차 공사를 진행하면서 자칫 날림 공사로 인해 어시장 운영 중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당진어시장 관계자 C씨는 “배수로 깊이가 얕고 공사 기간이 충분치 않아 어시장 운영 중 문제가 발생 가능성이 크다”며 “더 큰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가 완벽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개장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장

 

이밖에도 수족관 냉각기 설치에 따른 환풍·환기와 이로 인한 에너지 효율성 문제, 불필요한 정육용 냉장고 설치 문제, 무빙워크와 대형 승강기 설치 문제, 시장 입구 위치에 따른 개방형·폐쇄형 논란, 점포 자리 배치의 공정성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시민들이 원하는 시장인지, 어시장 재건축의 목적과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의 성과주의와 편의주의에 따르는 것이 아닌, 일부 상인 몇몇의 목소리가 아닌, 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시민들, 특히 주부 입장에서 오고 싶은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의 세금이 막대하게 투입된 어시장 재건축 사업이 예산만 낭비한 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주장에 다시 귀를 기울일 때다.

임아연 기자 zelkova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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