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인권조례, 결국 ‘폐지안’ 가결

충남도의회, 찬성 25명, 반대 11명으로 가결 서산시대l승인2018.02.08l수정2018.02.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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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충남도민 인권선언 제1조에 대한 엇갈린 해석이 결국 충남인권조례 폐지로 이어졌다.

충남도의회는 2일 오전 11시 제301회 2차 본회의를 통해 24명의 의원이 발의한 ‘충청남도 도민 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아래 인권조례폐지안)에 대한 기명 투표를 통해 재적 의원 37명 중 찬성 25명, 반대 11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조례안 폐지에 반대하는 여론도 이어졌지만 폐지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40석 중 30석)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조례안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데다 행정자치위원회에서도 폐지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날 민주당소속 도의원들은 “다양한 의견 개진과 신중한 판단을 위해 다음 회기로 넘기자”는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긴급 제출했지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2시 간 가까운 사전 토론에서도 첨예한 견해차를 빚었다. 민주당 소속 김연 의원(비례대표)은 반대 토론에서 “도대체 인권조례로 도민들이 어떤 역차별을 당했냐”며 “근거 없는 낭설로 인권조례를 폐지할 경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보호가 취약해진다”며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윤리규칙(제20조, 차별 금지)에도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인권조례안 폐지는 자유한국당 윤리규칙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이공휘 의원(천안8)은 “동성애가 에이즈를 확산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고, 충남도 또한 동성애를 조장할 만한 정책을 추진할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지방선거에서 중앙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조례 폐지에 나서고 (의도적으로)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기명 전자 투표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기명 전자투표는 다수의견의 반대로 부결됐다.

폐지 찬성 토론에 나선 자유한국당 소속 김종필 도의원(서산2)은 “인권조례가 폐지되더라도 조례에 의거 설치된 인권센터의 상담과 조사 건수가 수 십여 건에 불과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지역사무소에서도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며 “인권조례가 폐지되더라도 인권을 옹호하는 데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김용필(예산1) 의원은 “8만여 명의 도민들이 조례 폐지 청원을 제출했다”며 “기독교인들이 성경의 뜻을 지키려는 노력도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성애가 늘어나면 인구절벽이 온다”며 “동성애를 조장하는 미래 충남을 위해 미풍양속과 인구 절벽을 해치는 인권조례는 폐지돼야 한다”고 논지를 폈다. 자유한국당 송덕빈 의원(논산1)은 “애초 인권 조례를 대표 발의했다”며 “하지만 충남 인구 등을 고려할 때 동성애를 조장하는 조례안은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폐지안이 가결되자 지켜보던 일부 방청객들이 ‘자유한국당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앞서 충남도는 도의회에서 인권 조례 폐지안이 가결될 경우 재의 요구에 이어 대법원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일종 의원에게 도의원들 징계 요구

‘충남도민 인권조례를 지키고 싶은 서산시민들’

 

지난 2일 충남도의회 본회의는 충남 인권조례 폐지안을 최종 통과되자 서산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은 성일종 국회의원 사무소를 방문 충남도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5일 오후 ‘충남도민 인권조례를 지키고 싶은 서산시민들’은 성일종 자유한국당 충남도당 위원장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 인권조례 폐지에 앞장선 자유한국당을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인권조례 폐지에 동참한 해당 도의원들을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 제소를 요구하면서 “도민의 인권과 의견 청취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특정 종교 세력을 끌어들여 정치적 이득을 얻겠다는 정략적 행태”라면서 “자유한국당이 더 이상 도정에 참여할 자력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는 개신교 세력 역시 충남 도정을 무력화 시켰다”면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짓밟은 것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충남 인권조례 폐지와 관련하여 서산인권모임 ‘꿈틀’ 신춘희 대표는 “일부 기독교계의 성소수자 혐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들의 이번 폭거는 인권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린 수치스러운 행위”라며 “평생 부끄러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들은 성일종 의원 사무실을 방문해 자유한국당 관계자에게 인권조례 폐지에 앞장선 도의원들의 명단과 함께 ‘징계요구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한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에게 충남 인권조례 폐지의 부당성을 알리고 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한 실천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두웅/심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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