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웅 편집국장

겨울 한파로 근육이 경직되고, 밤에는 통증이 심해지는 날이 연속된다. 한 보름정도면 좋아질 줄 알았더니 그리 간단하지 않은가 보다.

최근 복합터미널 이전 문제로 찬반여론이 뜨겁다. 육신의 통증이 사고의 깊이를 방해하지만 지역 현안 문제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지역 언론에 종사하는 기자로서 지역현안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해야 할 책무가 있는 데 당분간 집중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터미널 이전 문제가 지나치게 단편적 찬반논란으로 번질까 우려되어 마음이 조급해 진다.

무엇보다 서산 수석지구 설계용역은 인구증가 등을 고려한 미래지향적인 신시가지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여기에 복합터미널을 넣겠다는 것이 서산시의 복안이다. 그러니 수석지구 개발의 핵심은 터미널이 아니라 신도시 건설이다. 행정중심이 옮겨가고, 상권이 이동되며 신주거단지가 건설된다. 도로계획도 바뀐다.

서산시는 인구가 급팽창한다는 전제로 2020계획을 2030계획으로 앞당기겠다는 당찬 포부다. 당체 이게 무슨 말인지 눈만 껌벅거리는 이들도 있겠지만 눈치 빠른 이들은 벌써 오남, 수석동 지역 토지를 서둘러 매입한 지 오래다.

문제는 17만 명의 인구가 2030년에 30만 명까지 늘 것이라는 전망이 과계획이라면? 서산시의 공간구조가 분산형이 될 경우 도심기능의 공동화 및 지역경제의 악순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면?

충남연구원에서는 2030 가계획에 대해 인구증가 과다추정 및 다핵도시보다는 중심지를 압축적으로 정비 및 재생하고, 대산석유화학단지 등을 분산형으로 하는 분산형 집중도시가 바람직하다고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수석지구가 현실화 될 경우, 동부시장, 터미널 인근 상가를 포함, 동문동, 읍내동, 중앙통, 번화로를 비롯하여 호수공원 상권 등 시내 전체가 크던 작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타 도시를 보면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이러한 영향은 도시발전의 성장통이 될 수도 있고, 경제파탄을 불러오는 돌이킬 수 없는 암 덩어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신도시개발은 현실에 바탕을 둔 충분하고도 철저한 계획이 전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산시도 이점을 중히 여기는 것 같다. 졸속 행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수석지구 개발은 총사업비 1,403억원 수준을 넘어 시민 개개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주민들도 막연한 좋고 싫고가 아니라 토의하고 발전적 토론을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히 터미널 이전 문제처럼 사안 하나에 찬성, 반대라고 축소 편향된 논쟁으로 흐른다면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물론 최근 전국적으로 신도시 개방, 재생도시 등 분야의 발주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은 6월에 있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초 화두를 굳이 꺼내야 했었나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어차피 뱉어진 말. 선거 전략에 매몰된 터미널 이전 찬반 논란보다 신도시개발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거는 매번 치러지지만 도시개발은 시민의 삶의 질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며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