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蓮雅) 최연희 / 시인 시와 수상문학 등단

배꽃

 

새벽 달빛이 가만히 내려와

밤새 시달린 피로 내려놓으면

잎사귀는 말없이 머물라 하네

 

맑은 이슬로 목축이고

달콤한 꽃술로 원기를 회복하니

햇살의 강렬함도 두렵지 않아

 

바람에 하얀 파도 밀려오는

배꽃 숲에서 바다 내음

파도소리 들린다

 

하얀 꽃눈들은

푸른 보리물결 위에

그림 그리고 하늘 보며 웃누나

 

파도에 씻은 모래알의

정결한 마음처럼

지는 꽃의 아름다움 노래하누나

 

썩지 않을 열매되려면

아름다운 꽃도 져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하이얀 배꽃 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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