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신 정신과 전문의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 때문에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사람을 상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부탁을 받았을 때. 마음은 싫다고 하면서도 입으로는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싫은 것은 "싫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말 할 수 있는 것도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거절하는 것은 나뿐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상황대로 거절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부탁하면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착한 마음’ 때문에 불행에 씨앗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무리를 해서 그렇게 계속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을 필요는 없다. "나쁜 사람이 되어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자신의 생각대로 솔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는 말이다.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 거절하지 못하면 나중에 후회를 한다. 반대로 용기를 내어서 "안됩니다"라고 말하면 안도감과 편안감이 마음으로 느껴진다. 물론 거절함으로써 그 사람과 관계가 어색하게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대개 거절하는 방법이 나빴을 경우이다 거절을 요령 있게 잘하면 인간관계가 어색해 지는 경우는 없다.“

"돈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거절 했다고 해서 친구를 잃지는 않는다. 그러나 돈을 빌려 주면 간단히 친구를 잃는다” 이 말은 쇼펜하우어가 남긴 명언이다. 돈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거절하고 싶으면 확실하게 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나중에 상대방에게 ‘구두쇠’, ‘매정한 사람’, ‘인정머리 없는 사람’ 말을 듣지 않게 잘 거절해야 한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와 같은 이유를 대며 거절하는 것이다. 동생에게 일 생겨서 돈을 빌려 달라하면 친동생은 그래도 낫지, 나는 먼 친척 때문에 돈이 필요해, 갑자기 모임이 있어서 돈을 빌려 달라하면 "나도 오늘 모임 있어서, 실은 나도 돈이 필요해. 사실 내가 빌리고 싶은데......" 라고 하면서 상대방에게 납득시키며 거절하는 방법이 좋다.

“나중에” 혹은 “지금 없어"하는 방법은 "그럼 언제 돼?" "그때까지 기다릴 테니까"하게 되어 거절 했음에도 거절하지 않은 상황이 되므로 좋지 않은 방법의 거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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