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읍 주민들 화학사고 늑장통보에 ‘분통’

지난 15일 오후 4시 5분 서산시 대산읍 대산석유화학 단지 내 롯데케미칼 BTX 배관에서 누출된 벤젠 유출 사고로 주민들의 화학물질 유출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16일 시와 충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난 15일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대기이동측정차량이 현장에 출동해 롯데케미칼 정문 주차장에서 오염도에 대해 측정한 결과 벤젠 오염농도가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보건환경연구원이 측정한 벤젠 농도는 3.34ppb로 이는 대산매립장(대산석유화학단지 중심부)의 2017년 이동측정차량 평균농도 중 벤젠 농도(2.14ppb) 비해 높은 수치다. 다만 톨루엔 1.25ppb, 에텔벤젠 0.23ppb, 크실렌 0.25ppb으로 오염도 수치는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벤젠은 본드 용해제나 화학적 오염물 제거제 등으로 쓰이는 대표적인 발암물질로, 만성적으로 누출될 경우 골수 의 줄기세포를 파괴해 혈액학적 장애 등을 일으킨다.

석유화학단지 주변 주민 A씨는 “벤젠 유출 사고 당시 비상경보 등 메뉴얼을 가동하지 않고 일부 주민 몇 명에게만 문자로 누출 사고만 알렸다”며 “주민 건강은 안전에 없고 사고 은폐에만 급급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용접작업을 한 배관 부위에서 균열이 생겨 벤젠이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당시 소방서 등 연락해 공동 대응하고 누출된 벤젠은 초기대응으로 대부분 회수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오후 4시5분께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BTX 공장 배관 용접 부위에서 5t 가량의 벤젠이 누출돼 소방당국이 제독작업을 벌여 바닥에 쏟아진 벤젠 대부분은 회수됐지만 휘발성으로 대기중으로 산화된 오염도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이다

 

인근 주민들 화학사고 늑장통보 ‘분통’

“화학물질 안전관리 조례 하루빨리 제정해야”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사고가 나는데, 인근 주민들은 사고가 난 사실조차 모른다.”

16일 오후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농협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벤젠 누출사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화학사고 발생에 대한 기업과 서산시의 소극적인 대처에 불만을 쏟아 냈다.

공장 인근에 거주한 다는 A 씨는 “공장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누출됐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어떻게 뉴스를 통해 알 수가 있느냐?”며 “큰 사고였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주민 B 씨는 “뭐가 누출됐다고 하는데, 대피 안내조차 없었다”며 “어떤 독성물질인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방독면이라도 써야 하는데 어디 가서 구해야 하는지 주민들은 아무것도 몰랐다”고 격양된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이날 누출사고 설명회에서는 화학사고 통보 시스템 작동 여부, 주민 대피훈련 여부, 사고 원인 규명과 방지대책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서산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대처를 최우선으로 하고 주민 피해가 우려될 경우 이에 맞는 매뉴얼에 따라 처리하게 된다”고 해명했으나 주민들을 이해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바탕으로 주민청원 방식의 주민발의로 화학물질 안전관리 조례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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