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동조 단식 선언 서산 및 전국 각지로 번지고 있어..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 오스카빌 비상대책위원회 한석화 위원장이 산업폐기물 매립장 철회를 요구하며 돌입한 단식농성이 일주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건강 상태를 체크한 의사들에 따르면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다며 하루 빨리 단식을 중단할 것을 거듭 요청하였으나, 한위원장이 완강하게 뜻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식 농성 물품과 의료진 등을 제공하고 있는 ‘한석화위원장 단식투쟁 상황실’(이하 ‘상황실’)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릴레이 동조 단식에 돌입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힘내라 한석화! 구하자 서산!”의 메시지를 전했다.

상황실에서 릴레이 동조 단식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산지킴이단장 남소라씨는 “여성의 몸으로 이렇게 혹한의 날씨에 단식을 하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며 “서산시의 무성의한 태도가 한위원장을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았다”며 서산시를 강력하게 비난하였다.

이어 “이 싸움을 한석화 위원장 혼자만의 싸움으로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또 다른 한석화’를 자임하며 릴레이 동조 단식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 운동이 서산시를 넘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서산태안위원회 신현웅 대표는 “단식투쟁은 노동자들도 하기 힘든 수위가 높은 투쟁”이라며 “어려운 결심을 한 한석화 위원장의 투쟁이 꼭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물적, 심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민주노총 차원에서의 지원 의사를 피력하였다.

상황실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백지화연대 이백윤 집행위원장은 “두 달 전에 한석화 위원장이 단식 투쟁 의사를 밝혔을 때 적극 만류하여 의사를 철회시킨 적이 있었지만, 이번 만큼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행하였다”며 “말리고 싶은 투쟁이지만, 이미 시작한 만큼 한석화 위원장의 뜻이 관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기자회견문이 아닌 ‘한석화가 또 다른 한석화들에게’로 시작하는 한위원장의 편지를 오스카빌 주민 이은주씨가 대신 낭독하면서 마무리되었다.

편지에서 한석화 위원장은 “화가 나다가도 기력이 없어서 다시 이불 속으로 스르르 빠져 들어가기를 며칠 째 반복”하고 있다는 말로 현재의 몸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으며, “상황이 이러함에도 제 정신은 또렷합니다. 저는 끝까지 싸우고 싸워서 산업폐기물 매립장의 원점 재검토를 이루어 낼 것입니다.”라는 말로 몸이 불편함에도 뜻을 굽힐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편지는 “또 다른 한석화가 되어 주시겠다고 동조단식에 나서는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하시는 여러분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지난 19일 “산폐장 철회, 주민우롱 서산시장 사과”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한석화 위원장의 단식이 일주일에 접어들며 사태의 추이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기자회견문을 대신하여]

 

한석화가 또 다른 한석화들에게..

안녕하세요. 오토밸리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 오스카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한석화입니다.

여러분께 안녕하시냐고 인사는 드렸지만, 안녕하지 못한 관계로 이렇게 편지로 인사를 드리는 무례에 대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난 주 화요일부터 서산시의 무성의한 태도에 절망하여 단식을 시작하였습니다. 일주일째에 접어 든 지금 몹시 힘이 듭니다. 화가 나다가도 기력이 없어서 다시 이불 속으로 스르르 빠져 들어가기를 며칠 째 반복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천막으로 가지고 왔던 성경책도 이제 책장 넘기면서 집중하기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제 정신은 또렷합니다. 저는 끝까지 싸우고 싸워서 산업폐기물 매립장의 원점 재검토를 이루어 낼 것입니다.

시작할 때의 각오처럼 관계부처들이 이 문제를 처음으로 돌려놓고 재검토하여 목숨을 건 단식을 진행 중인 제 인정욕구가 최소한이라도 채워질 때까지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싸움을 저는 계속해나갈 각오입니다.

뚜렷한 계획과 준비 없이 시작한 단식이어서 시작하고 며칠 동안은 많이 힘들었지만, 지난 주 금요일부터 제 옆을 지키고 있는 남편 덕분에 그럭저럭 버티고 있습니다. 지면을 빌어 남편께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단식을 하겠다고 천막을 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가 잘 있나 천막 안을 들여다보고, 물과 생필품을 날라다 주신 오스카빌 비상대책위원회 여러분들과 우리 이웃 이안아파트 비상대책위 여러분,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지킴이단 및 백지화연대 여러분 고맙습니다.

오스카빌 주변에 산폐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올해 중순 쯤 듣고 너무 놀랐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던 때가 생각납니다. 모두가 어렵다던 싸움을 우리는 여기까지 이렇게 끌고 왔습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만났던 좋은 친구들인 여러분들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저의 단식이 이 싸움의 일대 전환점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오스카빌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길 바라고, 늘 이것저것 안 된다고만 하던 서산시의 움직임이 되는 방향으로 돌아서길 바라고, 우리 활동에 얼굴만 비추던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가 산폐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전환되길 기도합니다.

산폐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활동하던 분들이 저를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릴레이 동조단식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공식적으로 26일부터 시작이지만 벌써 20여분 이상의 시민들이 이미 동조단식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활동성 있는 시민들이 먼저 나섰지만, 이 물결이 서산시민 전체로 퍼져 범시민적 운동으로 번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염치없는 말씀이지만 꼭 그렇게 해주십시오. 저 혼자로는 한명의 나약한 시민에 불과하지만, 여러분들이 한명 한명 힘을 보태주신다면 결코 제 목소리는 나약한 목소리가 아닌 세상을 향해 호통하는 우렁찬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저 한석화 죽을 각오로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했지만 죽지 않을 것입니다. 꼭 살아서 산폐장을 막고 예전처럼 가족들과 이웃 주민들과 오순도순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산폐장을 막아내고 평생 여러분께 진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또 다른 한석화가 되어 주시겠다고 동조단식에 나서는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하시는 여러분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2017년 12월 26일 산폐장 반대 오스카빌 비상대책위원장 한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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