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부 (사)한국문인협회서산지부 사무국장

희망에 찼던 2017 정유년도 대자연의 섭리를 타고 지구는 태양의 먼 여행길에서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가 보다. 이제 숱한 미련을 남김 채 보내려 하는 마음은 많은 아쉬움과 설레임을 안고 우리 등산 동아리에서는 가는 해를 아쉬워하며,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에 있는 해발 351.5 미터 도비산(島飛山)에 올랐다.

도비산이라는 이름은 바다 가운데 ‘날아가는(飛) 섬(島)’ 같다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고, 매년 봄이면 산 전체에 복숭아꽃이 만발해 복숭아 ‘도(桃)’, 살찔 ‘비(肥)’를 써서 ‘도비산(島肥山)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는 산이기도 하다.

도비산은 충청남도의 문화재자료 제 195호인 사찰 부석사((浮石寺)와 동사(東寺), 석천암(石泉庵) 등을 품에 안고 있으며, 산세도 수려하고 미묘한 바위들이 즐비하고 널려 있었다. 고향마을인 남면 양잠리에서 바라다 보이는 도비산은 언제나 내가 가보고 싶었던 선망의 산이기도 했다.

여름철 장맛비가 그치고 쾌청한 날이면, 범달논에서 농약을 살포했었는데 그때마다 도비산 위에는 양털 같은 뭉게구름이 피어올랐던 참으로 아름다운 산이기도 했다. 그런 도비산 정상을 오늘에서야 생전 처음으로 올랐으니 감개무량(感慨無量)하기도 했다.

이처럼 쾌청한 날에 도비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멀리 고향 마을을 바라다보니 문득 홀로 계신 어머니가 생각났다. 언제나 생활에 충실하고 숭고한 진실 속에 사시며 자식은 물론 어느 누구에게도 고통을 주지 않으시고, 정의와 사랑이 있고, 항상 밝고 맑은 마음으로 성실히 하루하루를 보람되게 살아가시는 어머님!

어느덧 시간은 또 한해를 보내려고 하고 있다. 밀려오는 파도를 저항 할 수 없듯이 거대한 시간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초라한 자신을 자각 할 뿐이다.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는 것은 물리적 법칙으로 본다면 누구나 가까이 죽음에 다가 갔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은 살다보면 궂은 날, 좋은 날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여의치 않은 일에 너무 많은 상처를 받지 말아야 하겠다. 꽃은 피었다 시들지만, 우리들 마음의 꽃은 언제나 싱싱하게 피어난다면 그것은 시들지 않는 꽃일 것이다. 우리 어머니처럼 마음은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언제나 즐겁고 기쁠 것이다.

이제 한 해의 밑그림을 그리며 꿈을 키웠던 정유(丁酉)년은 저물어 가고 무술(戊戌)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올 한해는 참으로 그 어느 해 보다도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올 한해 못다 이룬 꿈은 이제 새해 아침으로 그 몫을 돌리고 다시 한 번 비상(飛上)을 꿈꾸며 힘찬 날개 짓을 펼쳐야 하겠다.

도비(島飛)산에서처럼 먼 훗날 누가 내게 어떻게 살아왔느냐고 물었을 때, 난 현실에 순응보단 적응했노라고 애기 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하겠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기회를 잊지 말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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