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고등학교 3학년 우민영

내가 다니는 대산고 옆에는 큰 공장들이 많다. LG화학, 롯데, 현대오일뱅크. 이 외에도 정말 많다.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엄청난 기업들이 이곳에 있다.

내가 다니는 대산고에는 가끔 불쾌한 냄새가 난다. 지난번에는 놀라서 행정실로 쫓아가 무슨 냄새인지 직접 묻기도 했다. 화학공단에서 나오는 냄새.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이 냄새를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에 나는 마음이 아팠다.

내가 다니는 대산고 앞에는 도로가 있고, 그 위에는 큰 경적소리를 뽐내며 다니는 화물차들이 정말 많다. 낮이고 밤이고 심지어 새벽조차 그 화물차들은 쉬지 않고 달린다. 이 거대한 차들과 한 줄을 이뤄 달리는 승용차들은 늘 긴장하며 이 도로를 달린다. 오죽했으면 대산으로 가는 도로를 ‘죽음의 도로’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을까.

기업들은 이런 우리를 위해 돈을 준다. 학교에서 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그들의 돈에 의지해서 이루어지는 것을 물론 나는 안다. 하지만, 돈은 사람을 살 수 없다. 폐기물 처리장이 좋지 않은 시설인 것은 기업도 시장님도 시민도, 모두 인정할 것이다. 산업폐기물 처리 시설이 설치된다면 곧 태어날 아이들, 어른이 되어가는 청소년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 비교적 몸이 약한 그들은 건강을 잃어갈 것이다. 물론 신체가 건강한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나는 해로운 것으로부터 나를 지키기로 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서산 시민들이 원한다.

이완섭 서산 시장을 비롯한 서산시가 그런 시민들을 ‘이익만을 쫓는 이기적인 존재’가 아닌 ‘해로운 것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존재’로 보았으면 좋겠다.

그런 자세만 가진다면 시민과 기업 사이에서 최선의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차근차근 되짚어보자. 서산의 청소년으로서, 우리 고장이 돈이 아닌 사람이 행복한 곳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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