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곤지 찍고 함께 한 60년 세월...

23세의 어린 나이 새색시처럼 해미향교에서 회혼례 열려 김영선l승인2017.11.07l수정2017.11.0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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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건강하고, 자식들이 무고하며, 자손이 번성할 경우에만 열 수 있다는 회혼례(回婚禮).

가 해미면에 위치한 해미향교에서 지난 4일 치러져 향교를 찾은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회혼례는 유교적인 예속의 하나로 해로한 부부의 결혼 60년을 기념하는 의식으로 언제부터 시작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조선시대에는 성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손중에 회혼을 맞는 부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식이 있으면 행복한 일이 못 된다 해서 기피하는 경우도 있어 부부가 건강에 이상없이 60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하며 회혼을 맞은 사례는 장수시대인 요즈음에도 드문 편이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식품이나 의복을 주며 축하했을 정도다.

이번 회혼례는 해미향교(전교 한기송)에서 탱자성협동조합과 한서대학교 인문도시사업단(단장 안외순)이 공동주관한 행사로 실제 결혼 60주년을 맞이한 해미면에 사는 노기승(82), 김정분(83) 부부가 회혼례를 치뤘다.

회혼례를 올린 김정분 어르신은 “23세의 어린 나이로 결혼해서 어느덧 60해가 지났다”라며 “쑥스럽기도 하면서 옛날 생각이 나고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22살, 23살에 결혼을 올려 슬하에 2남 4녀를 두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해미향교 명륜당에서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유교식 혼례 절차에 따라 처음 백년해로를 기약하며 올렸던 결혼식 그대로 ▲ 신랑 신부가 대면하는 '상견례' ▲ 혼인 60주년을 맞는 맞절인 ‘교배례’ ▲ 하늘과 땅에 맹세하는 ‘천지례’ ▲ 서약을 받아들이는 ‘배우례’ ▲ 신랑과 신부가 청실홍실로 묶은 표주박에 든 술을 서로 마시고 하나가 된다는 ‘근배례’ ▲ 회혼의식을 마치는 ‘필례 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회혼례를 마치고 혼례식을 축하하기 위해 어린이 국학 합창단의 축하노래가 이어진 가운데 가족들과 마을 주민들은 전날부터 마을 회관에 모여 만든 잔치 음식을 나눠 먹으며 노부부의 백년해를 바라는 국수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회혼례를 가진 노기승, 김정분 부부는 “남은 생애 돈독한 부부애로 백년해로하겠다”고 입을 모았고, 둘째딸 노정순 씨는 “회혼례를 맞아 어머니, 아버지 두 분이 더욱 사이가 좋아지라고 오늘 이불을 새로 준비한 신혼방을 꾸며놨다”라면서 “오늘 밤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즐거워했다.

이번 회혼례를 주관한 탱자성협동조합 정진호 이사는 “마을공동체를 어떻게 회복할까 고민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문’이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얼굴을 보고 정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서 공동체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마침 60주년을 맞는 부부가 마을에 계셔서 사라져 가는 전통인 회혼례를 통해서 마을 분들이 잔치도 하고 정을 나누는 것이 공동체 부분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탱자성협동조합과 해미향교는 앞으로도 결혼 60주년을 맞이하는 부부들의 회혼례를 정기적으로 해미향교에서 열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김영선  noblesse055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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