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아닌 찾아가는 미술로 변해야 할 때”

인터뷰 내내 이미향 회장은 화촌미술동호회(이하 화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자신이 코흘리개 시절부터 활동한 대선배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화촌은 서산미술의 역사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역 예술계에 큰 획을 그은 단체다. 지난달 20일 36회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증거 중 하나다. 서산은 물론 충남도에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화촌은 서산시 미술협회의 모태가 된 단체기도 하다. 84~40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화촌에서 이 회장은 막내 그룹에 속한다. 그러나 7년 전 화촌에 가입한 후 총무 4년을 거쳐 3년째 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똑 소리 나는 인물이다. 디자인 분야의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이 회장은 9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고, 결혼과 함께 미술을 잠시 쉬었다고 했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미련이 너무 컸던 탓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술이 하고픈 마음에 문화센터를 기웃거렸고, 결국 초심으로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붓을 들었다. 다시 불붙은 미술에 대한 열정은 결국 화촌이란 대단한 예술단체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서산지역의 미술발전을 위해 한 역할을 거뜬히 소화해 낼 수 있는 인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열정이 큰 만큼 아쉬움도 크다고 했다. 서산을 비롯한 지방의 문화예술 토양이 너무나 척박하기 때문이란다. 사실 서산시의 경우도 제대로 미술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서산시문화회관이 유일하다보니 전시기회도 갖기 어렵고, 시민들과 접촉할 수 있는 방법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열악한 환경은 미술계, 특히 순수미술 분야에 영향을 끼쳐 작품 활동이 점점 더 위축되는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 이 회장은 몇 해 전부터 찾아가는 미술을 구상하고 있다. 전시관에 작품을 걸어놓기만 한 채 기다리는 것에서 탈피해 미술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시민들 속으로 파고 들어야한다는 생각이다.

미술 하는 사람들도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것에 반성해야 한다는 이 회장은 화촌도 1년에 한번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도록 만들 계획이다. 머릿속에 그려 논 찾아가는 미술제와 거리 예술제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위해 오는 9월 신입회원들의 영입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 건축물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지역 내에서 알아주는 인테리어 전문가로도 활약하고 있는 이 회장은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으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작품에 대해 무슨 해석을 내릴 필요도 없고, 그냥 편하게 작품을 감상하면 됩니다. 미술을 몰라도 작품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게 좋은 작품이고 좋은 감상법입니다. 많은 분들이 미술하고 좋은 인연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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