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모시’에 담긴 조상들의 슬기와 숨결

▲ 모시째기. 치아를 이용해 태모시를 잘게 쪼개 모시 섬유의 굵기를 일정하게 하는 과정이다. 태모시를 하루쯤 물에 담가 말린 후 이를 다시 물에 적셔 실의 올을 하나하나 쪼갠다. 가장 숙련된 기술을 요하며 상저, 중저, 막저로 구분되는 모시의 품질이 이 과정에서 결정된다. 주로 오랜 경력의 시어머니가 담당하며 베틀에 앉아 베를 짜는 일은 힘이 좋은 며느리가 담당한다.

스물 여섯 번째를 맞는 ‘한산모시문화제’가 오는 11일부터 4일간 서천군 한산면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열린다.

한산모시는 백제시대부터 전승돼 온 천연섬유 옷감으로 여름철 옷감과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예소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천연섬유로서 1500년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한산모시짜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혼이 깃들어 있으며 인고(忍苦)의 세월이 숨어있다. 한산세모시가 탄생하기까지는 ‘태모시 만들기-모시째기-모시삼기-모시날기-모시매기-모시짜기’의 여러 공정을 거치며, 이 과정들이 분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모시섬유의 비중은 1.48g정도로 면보다 무겁지만, 흡수력은 면보다 큰 장점이 있으며, 내구성과 열전도율이 크고 땀의 흡수 및 발산이 우수해 여름철 청량소재로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가공을 하지 않아도 희고 태양광에 노출돼도 색 변화가 없는 점, 광택과 곰팡이류에 대한 안전성 부분에서 우수성을 가지고 있다.

1년에 세 차례 모시풀을 베어내 이를 원료로 이어지는 공정은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업으로 오랜 세월 동안 기능해 왔으며 지금도 산업으로서 한산모시축제와 더불어 전승되고 있다. 탄생된 모시베는 오일장에 내놓으면서 지역 공동체내에서 커다란 사회적 기능을 수행했다.

2011년 11월 2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의 무형문화유산 한산모시짜기가 줄타기, 택견과 함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다.

한산모시문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문화관광체육부 우수관광축제로 선정됐다. ‘100일간의 기도 1500년의 사랑’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한산모시문화제에서는 모시짜기 전과정을 시연하며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또한 ‘충남무형문화재13호’인 저산팔읍길쌈놀이와 모시옷 패션쇼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매일 오전 11시부터 4일 동안 펼쳐진다. 개막식은 11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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