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릴레이기고 서산아빠 서재춘

저는 4살, 2살 1남 1녀를 두고 서산에 거주하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그저 아이들이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뿐인 아빠입니다. 그러나 저의 그런 바람은 갈수록 희망을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지곡산업폐기물매립장, 코크스, 소각장 등등 서산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환경오염시설로 인해 과연 우리 아이들이 제 바람대로 건강하게 자라줄지 의문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게 현실입니다. 밤이면 새근새근 잠자는 아이들의 얼굴을 볼 때면 그저 미안한 마음만 앞설 뿐입니다. 못난 아빠가 능력이 없고, 빽도 없어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 한 켠이 짠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용서받고 저와 같은 서산 아빠들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고 참여를 호소하기 위해 글을 적습니다.

현재 석 달 가까이 시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문구가 하나 있습니다.

“엄마, 아빠 깨끗한 공기 마시고 싶어요.”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싶은 게 욕심인 것 마냥 보일수도 있지만 현재 우리 서산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다 아무 생각이나 기대 없이 누리는 최소한의 행복이 서산의 우리 아이들에게는 지나친 사치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서산시의 환경오염 시설중 하나인 지곡 산업폐기물매립장을 예로 들어보면 현재 폐기물 매립장 공사가 진행되는 부지에서 4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오토밸리어린이집이 있습니다. 개소한지는 불과 2년도 채 안된 곳입니다. 개소 당시 충남도와 서산시에서 지원금으로 각각 5억씩 지원을 하고 현 서산시장은 개소식에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웃음으로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그리고 1년 남짓 후 산업폐기물매립장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산업폐기물매립장은 지하 40미터 즉 아파트 15층 높이로 토굴을 해야 하는 데 지하에는 엄청난 양의 암석이 있습니다. 그 암석을 깨기 위해서는 발파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엄청난 발파음으로 인해 아이들이 소리에 대한 트라우마로 정신적인 치료까지 받아야 되는 상황이 올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서산시의 막무가내식의 행정으로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 더 예를 들자면 대산의 대기질 오염입니다. 지금도 대기질 오염정도가 OECD 가입국가 도시 중 독보적인 1위를 하고 있는데 규제나 대책이라고는 나오는 게 없고 화학단지 내 공장을 증축한다는 계획만 진행중입니다. 대산, 지곡이라 하여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까지 빠른 속도로 밀고 올 것입니다.

혹자는 다수의 환경오염시설 설치로 어긋난 행정을 하는 시에 반대를 하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들 합니다. 나 하나뿐이면 계란 하나를 던져 아무런 흔적이나 변화를 줄 순 없지만 여럿이 동시다발적으로 하나씩 던진다면 조금이나마 흔적이나 변화를 줄 수 있다 봅니다. 관심이 없다하여, 내 주위에 일이 아니라하여 무관심과 방관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는 우리 아이들에게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선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평생 마스크를 쓰며 살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아무 걱정 없이 누렸던 환경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려주는 것 또한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됩니다. 아빠는 자식들을 위해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제라도 관심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의 행복권을 보장해줄 수 있도록 같이 뛰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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