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릴레이 기고 이안아파트 주민 최선희

▲ 이안아파트 주민 최선희씨 모자

요즘 서산 산업폐기물 매립장(이하 산폐장) 반대집회를 가면 자유발언하는 분들이 본인들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저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또는 저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우리 아이가 행복한 세상에서 살길 바라는 마음에 왔습니다.”

이 말이 저를 울컥하게 했습니다. 저 역시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를 키우는 아주 평범한 엄마니까요. 저의 평범한 인생에 피켓시위, 반대집회 같은 단어가 비집고 들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심지어 제가 이글을 쓰게 될 줄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서산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은 위하여 글 쓰는 재주는 없지만 용기 내어 몇 글자 적어보려 합니다.

우리 아들은 이제 4살입니다. 어린이집 텃밭에 나가 고추 따고, 고구마 캐는 걸 좋아하며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모래놀이, 괴물놀이, 술래잡기 하는 걸 좋아합니다. 집에 와서 저에게 신이 나서 자랑할 정도로 어린이집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뛰어 노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 어린이집에서 불과 직선거리 500m도 안되는 곳에 산폐장이 건설됩니다. 이미 휀스 작업은 마무리 되었고, 포크레인이 들어와 작업을 시작하려 합니다. 발파작업과 동시에 우리 아이들은 진동, 소음, 먼지 등으로 인해 텃밭체험, 놀이터에서 하하 호호 신나게 뛰어 노는 것도 불가능 해집니다. 호흡기 질환도 달고 살 것이고, 진동과 소음에 의한 트라우마도 생길 것입니다.

작년 3월 오토밸리 어린이집 준공식 때 이완섭 시장님께서 오셨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웃는 모습으로 사진도 찍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직장어린이집 개원으로 오토밸리 내 근로자들의 육아부담을 덜게 되었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 사람이 자리를 잡고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도록 노력하시겠다고요. 위험한 환경 속으로 어린아이들을 내몰고, 침출수로 오염된 물을 많은 사람들이 마시며, 그 곳에서 자란 농수산물을 먹도록 하는 곳이 사람이 자리 잡고 살아갈 수 있는 곳인가요? 많은 서산 시민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푸른 녹음이 펼쳐진 곳, 상쾌한 공기, 깨끗한 물이 있는 곳, 또는 문화, 금융, 교통 등의 인프라가 두루 갖추어져 있는 곳, 이런 곳이 사람이 자리를 잡고 살아가기 좋은 곳 아닐까요.

살기 좋은 서산, 해 뜨는 서산에서 우리 아이들을 밝고 건강하게 키우고 싶습니다. 이것이 저만의 욕심인가요? 우리 아이들을 위하는 이 마음이 욕심이라면 저는 욕심 좀 부려보겠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서산 시민들이 시청 앞 광장에서 깨끗한 서산을 만들어달라고 외치고 우리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외칩니다. 또 호수공원에서 촛불을 밝힙니다. 우리의 함성과 촛불이 산폐장 철회 권한을 가진 분들에게 닿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웃으며 뛰어 놀 수 있는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앞으로 이 세상을 이끌어갈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짓밟지 말아주세요.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나 몰라라 모른척하지 피하지 말아주세요.

서산의 많은 평범한 엄마, 아빠, 어르신들을 등한시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란 걸 새삼 느끼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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