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부 서산시 석남동 주민자치위원장

불볕더위와 기습적으로 쏟아지는 소나기로 얼룩졌던 여름은 가고, 오곡이 영글어 가는 가을을 맞아 문화원에서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으로 향토문화 유적지 탐방을 실시하였다.

7시에 42명의 문화가족은 문화원을 출발하여 강원도 평창으로 향했다. 차창밖에는 서서히 찾아오는 청명한 가을 향기를 마음껏 누리면서 계절이 스쳐간 여운 속에 마음은 마냥 아쉬워만 가고 햇볕이 따스하게 비치는 먼 산등성이 위에도 가을은 오고 있었다.

인생에 있어서 3이란 무엇인가? 차안에서 풀어 논 나의 이야기.

“사람의 좋은 습관 세 가지는 일하는 습관, 운동하는 습관, 공부하는 습관이며, 인간을 감동시키는 3 가지 액체로는 땀, 눈물, 피이며 남에게 주어야 할 세 가지는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 슬퍼하는 이에게 위안, 가치 있는 이에게는 올바른 평가를 해야 하며, 내가 진정 사랑해야할 세 사람으로는 현명한 사람, 덕 있는 사람, 순수한사람이며, 반드시 인간이 소유해야할 세 가지는 건강, 재산, 친구이다.

그리고 인간의 세 가지 후회는 참을 걸, 즐길 걸, 베풀 걸이며, 살면서 한번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세 가지로는 시간, 언어, 기회라고 한다.

그리고 살아가는데 가장 가치 있는 세 가지는 사랑, 자신감, 긍정적인 사고이며, 성공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세 가지는 첫째 근면, 진실성, 헌신과 전념이며, 실패하는 사람을 만들어주는 세 가지는 술, 자만, 화냄이 있고, 인생에 있어서 한번 무너지면 다시 쌓을 수 없는 것 세 가지로는 존경, 신뢰, 우정이다.

반주 없이󰡐추억의 소야곡󰡑이란 옛 노래를 불러 버스 안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오는 사이 하얀 메밀꽃이 흐트러지게 피어있는 곳에 위치한 ‘평창 무이 예술관’에 도착하였다.

2001년 폐교된 봉평 초등학교 무이 분교를 개조하여 스튜디오 프로그램으로 개관한 무이 예술관은 조각가, 화가, 도예가, 서예가 4명의 예술인이 힘을 합쳐서 만든 예술 전시관이었다. 교실 내부에는 메밀꽃을 모텔로 한 다양한 그림과 생활도자기, 소하서체를 개발한 이천섭 서예가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밖으로 나와서는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난 조각품들을 두루 살펴보았다.

우리들은 봉평면 기풍1길에 있는 「초가집 옛골」 식당에서 100% 순 메밀로 만든 메밀국수로 점심식사를 마쳤다. 이효석 선생의 대표적인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의 배경이자, 선생이 나고 자란 봉평은 하얀 메밀꽃으로 장관을 이뤘다.󰡐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꽃은 온통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표현한󰡐메밀꽃 필 무렵󰡑처럼 평창 봉평면은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허 생원이 봉평에서 대화 장으로 향하거나, 성 서방네 처녀와의 추억을 그리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메밀밭이다.

산책길을 지나 「이효석 문학관」에서는 가산 이효석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문학전시실, 문학교실, 학예연구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문학전시실은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또 창작실과 문학세계를 다룬 영상실, 옛 봉평 장터 모형 등을 설치하여 다양한 체험을 할 수가 있었다.

가산 이효석의 훈장과 작품이 발표된 잡지, 신문, 초간본󰡐메밀꽃 필 무렵󰡑소설책 등 귀중한 자료들이 전시 되어 있었다. 이효석 선생은 강원도 평창에서 출생하여 경성제1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 하였고, 1936년에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메밀꽃 필 무렵󰡑이란 소설을 발표하였다. 매년 9월이면󰡐메밀꽃 필 무렵󰡑봉평에서는󰡐효석문화제󰡑가 열린다.

이것으로 오늘의 향토문화 유적지 탐방을 마치고, 버스에 올라 귀가 길에 오르니 또 하나의 추억을 쌓는 기회가 되었고, 나의 인생 노트에도 아름다운 기억의 한 페이지로 남겠지만 다시 올 수 없는 것이기에 그 순간순간이 더욱 소중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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