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자치의 평가 기준, 삶의 지표를 만들자

서산 시내의 발전은 과히 눈부시다. 타지에 사는 지인들이 오랜만에 서산을 방문하는 경우, 특히 먼 과거에 방문한 적이 있는 경우 대부분은 시내의 양적 팽창. 즉, 무지무지하게 늘어나 아파트 숲과 건물들. 복잡한 도로에 넘쳐나는 자동차들. 대도시 못지않은 유흥업소 등 눈으로 보이는 성장에 매우 놀란다. 하지만 도시의 발전은 건물이나 도로 등 눈으로 보이는 형태의 팽창을 주로 이야기하나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발전이란 엄밀한 의미에서 삶의 질의 향상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산은 어마어마하게 발전하였고,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가? 양적 팽창만이 우리의 삶의 지향점인가? 라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숙고해 보게 된다.

삶의 질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인생에서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하물며 개인이 아닌 공동체에서 삶의 질을 평가할 때는 다양한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삶의 질은 교통, 문화, 교육, 환경, 소득 등 고려해야 할 많은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삶의 만족도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서산 지역이 살기 좋다거나 삶의 질이 나쁘다는 것을 수치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지만 과거보다 현재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는지, 아니면 후퇴하였는지는 여러모로 궁금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의무가 있는 시장이나 행정당국에서 삶의 질을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수치로써 행정능력을 보여주곤 한다. 시장 재임 중에 삶의 질이 어떻게 변하였는지를 구체적인 삶의 지표로 나타내면 진정한 지방자치에서 시장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데 유용할 것이며, 선거에서도 객관적인 수치로 경쟁하고 평가 받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10여년 전 이런 삶의 지표를 행정이 아닌 시민들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추진된 적이 있다. 생활정치서산시민모임(생서모)라는 단체가 시민 중심의 정치를 추구하면서 한 여러 사업들 중에 서산시민의 삶의 질을 체계화 하고자 하는 사업이었다. 재정적, 조직적 허술함과 추진 주체들의 능력부족으로 뜻을 접은 것이 항상 아쉬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지방자치 정치의 중심으로 시도되기를 기대한다. 여러 가지 부작용도 보이지만 지방자치가 정당 중심으로 경쟁하는 시스템으로 계속 갈 것이라면, 각 정당이 지역의제로써 경쟁하고 평가받기를 바란다면 무조건적인 당원의 세 불리기 차원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의 경쟁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지방 정치의 목표는 시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며, 그 구체적인 평가 기준이 삶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선 삶의 지표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고자 한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여러 인자들을 구체적으로 배점을 줘 종합적으로 평가한 점수를 서산시의 삶의 질 지표(가칭)라고 한다. 예를 들면 교통, 환경, 교육, 보건 의료, 노동 고용, 소득 등에 각각 점수를 배정하고 각 인자 별로 구체적인 소단위의 평가 인자들을 배정하여 만든다. 그 평가 단위별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치를 만점으로 하고, 평가 당시의 상태를 비교하여 현재의 점수를 매긴다. 주기적으로 통계에 의해 객관적인 삶의 지표를 도출하여 서산시민의 삶의 질의 변화를 수치로 나타낸다.

방대하고 복잡한 작업이지만 행정에서 적극성을 가지고 추진하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단지 당국의 추진 의지가 필요하고, 지표의 정도관리와 연속성이 필수 조건이다.

이 칼럼에서는 서산시민 삶의 지표라는 명제 아래 그 구성인자들인 1)교통 2)환경 3)교육 4)보건·의료 5)노동·고용 등의 순서로 세부적인 인자들과 그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연재하고자 한다. 이 제안은 타 지역에서 내려와 인생의 30년을 지역사회에 더불어 살면서 피부로 느낀 객관적 관점에서의 개인적인 제안임을 밝힌다. 이 제안에 구체적인 살과 뼈대가 붙어 멋진 지표로서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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