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난 2년간 서산지역의 자연부락 마을농부들, 귀농인을 취재하면서 한결같이 듣는 소리가 서산시에 로컬푸드 정책이 타 시군에 비해 미진하다는 지적이었다.

그중 많은 이야기가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즉석가공식품을 비롯한 다양한 가공상품 발굴, 가공시설, 소포장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것.

실제 농산물의 가공은 농산물의 홍수출하를 방지하고 더 나가서는 유통기간도 늘려 가격폭락을 예방하여 농가에는 안정적인 소득을,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 제공으로 선택폭을 넓혀는 준다.

예를 들어 국내 대표적인 로컬푸드 지자체인 완주군 로컬푸드 매장을 방문해 보면 많은 다양한 가공상품이 출시되고 있어 그 다양성에 놀라곤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완주군에서 펼친 로컬푸드 정책중 눈에 뛰는 것은 무엇보다 ‘마을방앗간’처럼 권역별로 공동가공센터가 구축되어 있고 농가들의 이용도가 높다는 데 있다.

서산시에서도 2016년 10월 농업기술센터 부지 6762㎡에 국비 12억 5000만 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33억여 원을 투입, 연면적 889㎡, 지상 2층 규모로 농산물공동가공센터를 열었다.

농산물공동가공센터 설립 목적은 농식품 가공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으나 시설을 갖추지 못한 농업인에게 가공식품 시제품 및 판매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키 위함으로써 농가에게는 초기 창업비용이 절감되고 창업 성공률을 높이는 기반구축이다.

서산시 가공처리장에는 △전처리실 △잼·젤리·조청제조실 △아로니아, 생강 착즙충진 포장실 △후살균 냉각 △분쇄실 △제품검사실 등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농산물공동가공센터의 건립은 다양한 농산물의 가공상품화와 새로운 융복합 상품 개발 등에 기여해 서산 농업의 6차 산업화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현재 서산시 농산물공동가공센터는 1년 가까이 되도록 가공품 생산이 소비자에게 선보이지 않아서 농가들뿐만 아니라 농가들도 궁금해 하고 있다.

가공센터 교육을 받는 일부 농민은 그 이유에 대해 “애초부터 농산물공동가공센터의 설비가 주로 아로니아, 생강 착즙 충진 시설 중심으로 그 규모도 대량 생산형이기에 소농에게는 불편한 점이 많다”며 “가능하다면 완주군이나 타 지자체처럼 권역별 거점가공센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물론 대농가의 경우에도 서산시농산물가공센타 보다는 개별적으로 OEM 생산하는 경우가 더 편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해 이용도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이에 서산농업기술센터 가공처리장 담당자는 “초조한 농가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현재 서산공동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품목제조보고, 샘플 제작, 유통기한 설정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고, 중소농가들이 우려하는 대형설비 문제는 사실과 달라 지역농가 특성에 맞게 최소형으로 설계가 되어 있어 농가에서 우려하는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가공제품품질 표준화를 위해서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오랜 기간 농가교육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한 탓이라고 밝히고 올 12월쯤에는 시제품이 출시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거점가공센터에 대해서는 “시에서 관리 및 예산의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앞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수긍했다.

로컬푸드는 농사와 같이 우보천리로 커간다. 급하다고 싹을 뽑아 올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가공생산 시스템이나 로컬푸드 직매장도 농가들의 계획생산기반과 그 궤를 함께해야 성공할 수 있다. 아무리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꿸수는 없는 법이다. 고령농, 소농, 부녀농 등이 잘 사는 농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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