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봄밤

 

아무리 파고들어도

시름뿐인 고질병 때문에

외롭기만 한 외곬

풀벌레의 숨소리

애잔한 밀애 찾아가는 귓속

미쳐 길 떠나지 못한

가랑잎의 넋두리에

신경 쓰이는 몽상

애틋한 날개 푸득거려보는 미련

넝쿨과 덩굴의 얽힘만 낳아

의혹만 더욱더 길어지는 실마리

 

파고들고 싶어 뒤척이는 잠덧

도란거리고 싶어 근질거리는 밀어

갉아먹고 싶어 입고파지는 촉각

으스름달빛 베고 누운 고뇌

숨소리 주무르는 어둠만 깊어져

밤새 갉아 먹히는 하얀 이파리

차라리 고독도 이파리이었으면 싶다.

 

시인 박영춘

한국공무원문학협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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