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책으로 펼쳐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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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책으로 펼쳐보는 세상
  • 박두웅
  • 승인 2015.03.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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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애 서산시대 편집자문위원이 추천하는
전태일 평전 / 저자 조영래 / 출판사 아름다운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 가격 13000원

“연민이라는 유산”

아들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쯤일 것이다. 하교를 하고 자기 방에 들어간 녀석이 갑자기 엉엉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놀라서 들어가 보니 전태일책을 보여주며 너무 불쌍하다고 연거푸 불쌍하다는 말 이외에는 아무런 말도 못하면서 서럽게 우는 아들아이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나도 글씨도 크고 간간히 삽화도 들어가 있는 어린이용 책으로 그를 만났다.

첫 대면은 전태일의 이야기가 영화화 되었을 때 이다. 근로기준법을 외치며 분신자살했다는 한 줄의 문장으로 그를 다 아는 것처럼 뻔하다싶은 마음에 영화마저도 외면하고 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운명이었나 보다. 이번엔 대학을 진학한 딸아이가 전태일 평전을 들고 들어왔다.

“전태일은 횃불이었다. 우리 사회의 감추어진 얼굴을 들추어낸 횃불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횃불이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는 전태일을 옳게 읽고 있는가?” 우리는 그의 죽음보다 그의 삶을 먼저 읽어야 한다. 그의 삶 속에 점철되어 있는 고뇌와 사랑을 읽어야 한다.” 책 표지에 쓰여 있는 신영복 교수의 당부의 말이다. 크게 공감한다.

죽음만을 알고 있는 내게 전태일은 박물관의 화석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인물이었다. 더욱이 노동이라든지, 민중이라는 단어는 소리 내어 말하기만 해도 뭔가 잘못한 같은 생각에 조심스럽고 움츠려 들던 나 자신을 생각하면 전태일을 살갑게 만날 수 있는 기회마저도 차단되어 졌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은연중에 세뇌 된 감정들은 유신이 남긴 정신병이라고 본다. 이 정신병을 치유하기위해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이 소모되는지를 생각한다면 민주주의 실현은 더디게라도 꼭 가야할 길임에 틀림없다. 꼭 가야할 길이라는 계시라도 받은 특별한 사람은 없다. 전태일에게 그런 소명의식을 심어준 이도 없다. 그러나 전태일은 다시 돌아갔다. 평화시장에서 잘리고 통문이 돌아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돌아가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당시 평화시장의 환경은 참혹한 노동지옥을 상징하고도 남는 곳이었음에도 그는 돌아가고자 애썼다. 설국열차에서 자그마한 남자아이를 기차의 부품으로 사용하듯 한국사회는 인간을 비료로 사용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다. 업주들의 생산비 절감만이 지상최대의 이슈인 그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내내 의문이었다. 돌아서면 오줌도 누고 싶지 않을 만큼 처참한 그곳을 왜 저버리지 못했을까. 그건 연민이고 사랑이었다.

바닥에서 천정까지의 높이는 약 1.5미터 정도 되는 다락방, 창문도 없이 밀폐된 닭장 속에 갇혀서 밤늦도록 일한다. 일감이 밀리면 잠 안 오는 약까지 먹여가며 일을 시키는 업주들의 등쌀에 산송장이 되어버린 어린 노동자들을 내 누이 내 동생처럼 가여워하던 전태일. 원단먼지와 포르말린 냄새가 아닌 맑고 투명한 햇살과 바람을 선물하고 싶다는 전태일의 마음이 뭉클하고 서럽다.

전태일은 말한다. 그저 억울함이 많은 사람들 일 뿐이라고, 땅을 치며 통곡하는 촛불을 모른척하지 말자며 절박한 목소리에 귀기울여주고 등을 쓰다듬는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그들에게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면 왜 아름다운 청년인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고 속삭인다.

읽은 이가 밑줄 친 구절

'죽음보다 먼저 삶을 읽어야'

“전태일은 횃불이었다. 우리 사회의 감추어진 얼굴을 들추어낸 횃불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횃불이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는 전태일을 옳게 읽고 있는가?” 우리는 그의 죽음보다 그의 삶을 먼저 읽어야 한다. 그의 삶 속에 점철되어 있는 고뇌와 사랑을 읽어야 한다.

 

읽은 이가 추천하는 다른 도서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저자 : 최장집 / 출판사 : 후마니타스

“한국 사회를 위협하는 문제들이 중요한 정치적 사안의 범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거나, 유권자 개개인이 사회의 중요한 이슈에 대해 올바른 이해에 근거해 판단할 수 없다면, 참여가 아무리 확대된다 하더라도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기 어려우며, 역으로 한 사회의 중대 문제는 민주주의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것이다.”

휴일까지 반납하며 일에 매달려 살았건만 생활은 여전히 팍팍한 나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해 주는 책이었다.

 

 

 

 

<공산당선언 새로 읽기>

저자 : 박영호 / 출판사 : 지식을 만드는 지식

“‘노동운동과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론의 유물론적 근거가 무엇인가’라는 물음과 맞닥뜨렸고 이에 답하기 위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부르주아 사회를 상세하게 연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사실 계급이 어떻게 분류되는지 그 종류가 어찌되는지는 모르지만 속이 통쾌한 문장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한국어를 읽고 있는 것이 맞아 싶을 정도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가끔씩 무릎을 치며 옳치!하는 구석이 있어서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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